[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조선업계가 장기불황에 시달리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042660)이 가뭄 속 단비를 맞았다. 17억7000만달러(2조274억원) 규모 신조선 수주에 성공하며 누적 수주액이 단숨에 33억달러로 상승했다.
12일 대우조선해양은 공시를 통해 유럽 지역 선주로부터 총 6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총 2조274억원이며 오는 2023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조선업계는 척당(3379억원) 선가로 보아 쇄빙LNG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LNG선 단일 계약 기준으로는 올해 국내 조선 빅3 중 최대 규모다.
이번 수주로 대우조선해양의 누계 수주액은 기존 15억3000만달러에서 33억달러로 껑충 뛰게 된다. 수주한 선종은 이번에 따낸 LNG선 6척 외에도 LNG-바지선(바지·액화천연가스 저장 및 환적설비) 2척, LNG-FSRU(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 1척, 셔틀탱커 2척, 초대형 유조선(VLCC) 1척 등이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쇄빙LNG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쇄빙LNG선 6척을 수주한 배경에는 건조경험이 컸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4년 노바텍으로부터 쇄빙 LNG선 15척을 전량 수주하며 업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이 선박은 길이 299m, 폭 50m로 17만2600㎥의 LNG를 싣고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깨며 나갈 수 있는 '아크(ARC)-7'급 쇄빙LNG선이다. 17만2600㎥의 LNG는 우리나라 전체가 이틀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얼음과 직접 맞닿은 선박의 앞과 뒷부분에는 일반 선박 강판보다 3배가량 두꺼운 70㎜ 두께의 초고강도 특수강판을 사용했다. 기존 쇄빙선이 얼음을 타고 올라가 선박 무게로 부수는 반면, 야말 쇄빙LNG선은 선박 자체가 가진 추진력을 바탕으로 얼음을 직접 깨면서 항해한다. 또 영하 52도의 극한에서도 모든 장비가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방한처리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2017년 열린 쇄빙LNG선 첫 호선 명명식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2018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 현장방문 일정으로 쇄빙LNG선을 건조하는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올해 발주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단비 같은 소식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좀 늦기는 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수주 소식이 들려왔다"고 평가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