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 'n번방' 현직교사 4명…"학교 근처 얼씬 못하게"

정교사 3명, 기간제 1명…성 착취물 영상 유료 다운로드·소지 혐의
누리꾼들 "정말 세상이 미쳐돌아간다"

입력 : 2020-10-15 오전 10:54:15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배포한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에 현직교사 4명도 가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n번방 유료회원으로 가입해 영상까지 전송받고, 이를 소지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현장에 이런 교사들이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 누리꾼들은 해당 교사들을 결코 아이들이 있는 학교·학원 등으로 돌려보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시·도별 텔레그램 성착취방 가담 교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인천·충남·강원 등에서 교사 4명이 'n번방', '박사방' 등에 가입해 아동성착취물 등을 받은 혐의로 수사당국의 수사개시 통보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선상에 오른 교사 4명 중 정교사는 3명, 기간제 교사 1명이다. 정교사 3명은 현재 모두 직위해제된 상태다. 기간제 교사는 수사개시 통보 5일 전인 지난 6월24일에 퇴직했다.
 
강원도 강릉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 1월 텔레그램 채널명 'n번방 영상' 채널에서 성착취물을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판매자 은행계좌에 20만원을 입금한 뒤, 아동 성착취물이 저장된 구글드라이브 링크를 공유받아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충남 천안 모 특수학교 교사 B씨는 '흑악관' 사이트에 접속, 가상계좌에 돈을 입금해 n번방 성착취물 1125건을 내려받아 소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회원제로 운영된다고 한다. B씨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담임으로 재직했다.
 
충남 아산의 고등학교 교사 C씨는 텔레그램 '회뿌방'에 접속, 'n번방' 사건 주범으로 추정되는 자가 제작한 클라우드에 접속해 피해자 영상을 비롯한 성착취물 210개 자료를 내려받은 혐의가 있다. 2013년, 2016년, 2017년, 2019년부터 올해까지 담임으로 일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한 D씨는 '박사방'에 접속하면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상영, 열람, 복사, 전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 성착취물을 소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담임으로 재직했다.
 
지난 3월 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누리꾼들은 '세상이 미쳐돌아간다'고 개탄했다. 대한민국 교육현장의 교사들의 성 관련 비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 누구를 믿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교사라는 직업을 가졌다면 더욱더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학교든 학원이든 애들 가르치는 직업 평생 못갖게 해라", "직위해제가 벌이냐, 파면해라" 등의 의견을 내놨다. 
 
이탄희 의원은 “박사방 사건을 비롯한 모든 디지털성범죄를 교단에서 뿌리 뽑을 수 있도록 교육부 차원에서 이번에 밝혀진 4명의 교사 외에 연루된 교원이 더 없는지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면서 "이런 범죄자들이 다시 교단에 서는 걸 막기 위해 기간제 교사에게도 징계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명확한 사실관계를 수사기관이 밝히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징계양정기준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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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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