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올해 2분기만 해도 출하량 50만여대까지 쪼그라들었던 글로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이 하반기 다시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마켓 선두주자
LG전자(066570)는 올해 4분기가 분수령이 돼 앞으로 '분기별 100만대 출하'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은 120만1300대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62만5300대)를 시작으로 2분기(56만9200대)까지 부진을 겪다가 3분기(90만4200대)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끝에 100만대 문턱까지 허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한동안 움츠렸던 TV 소비가 3분기 '보상 심리' 여파로 크게 분출하는 등 OLED TV를 둘러싸고 긍정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언택트) 열풍으로 인한 '집콕'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대표적인 집콕 가전인 TV의 인기가 크게 늘었다. 프리미엄 라인업 가운데 하나인 OLED TV 역시 이러한 반사이익의 중심에 서있다. 실제 또 다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6205만대에 이른다. 이는 2분기 대비 38.8%, 전년 동기 대비 12.9%나 늘어난 수치다.
이번 OLED TV 분기별 100만대 돌파는 올해 4분기에 한정된 '반짝 효과'는 아니다. 옴디아에 따르면 내년 1분기(104만1500대)를 시작으로 2분기(118만7800대), 3분기(129만1600대), 4분기(197만9000대) 모두 출하량 100만대를 훌쩍 넘으며 '분기별 100만대' 돌파 토대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77형 LG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사진/LG전자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OLED TV의 한해 출하량은 251만4200대로 분기별로 따지면 약 63만대 정도였다. 지난해 1분기(61만1200대), 2분기(61만1100대), 3분기(66만6200대)까지 현상을 유지하다가 성수기인 4분기 들어 처음으로 100만대 문턱(110만9100대)을 넘었으나 기세를 잇지는 못했다.
OLED TV 시장이 발 빠르게 회복한 데에는 2013년 세계 최초로 대형 OLED TV를 상용화한 이후 시장 확대에 애쓰고 있는 LG의 노력도 작용했다. 세계 유일하게 대형 OLED 패널 생산 능력을 가진
LG디스플레이(034220) 광저우 공장이 7월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서 TV용 대형 OLED 패널 공급량이 크게 늘었고 TV 공급에 숨통이 트였다. 광저우 공장은 시장수요 증가에 따라 현재 월 6만장인 생산능력을 월 9만장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파주 공장 생산량까지 합치면 연간 1000만대 이상의 OLED TV 패널(55인치 기준) 생산이 가능하다.
7년 전까지만 해도 LG전자뿐이었던 OLED TV 세트시장 규모는 현재 매우 커졌다. 중국의 스카이워스·콩카·창홍·하이센스, 일본의 소니·도시바·파나소닉·후나이, 유럽의 필립스·그룬딕·뢰베·메츠·베스텔·뱅앤올룹슨 등 업체가 OLED TV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 미국 비지오, 일본 샤프, 중국 화웨이·샤오미 등 4개 업체가 추가로 OLED 진영에 합류해 OLED TV 참여 세트업체가 19개사에 이른다.
당장 중국 업체 등이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잠재적으로 LG전자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아직 전체 TV 시장 대비 5%도 안되는 비중을 가진 OLED TV로서는 시장에 진입하는 업체들을 계속 늘려 부족한 파이가 계속 키울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분기별 100만대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점에서 OLED TV 시장 참여 업체에 올해 4분기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사상 처음 100만대를 돌파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출하량 100만대를 실현한다면 앞으로 TV 수익성 제고 등을 생각할 때 의미 있는 전환기를 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저우 공장의 TV용 대형 패널 양산 등으로 인해 공급 안정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앞으로 TV 출하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