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전북 고창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70대 여성이 접종 하루 만에 숨진채 발견돼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전날 인천의 한 고등학생이 백신을 맞고 이틀 뒤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지 하루만에 추가 사망자가 나온 것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독감백신에 의한 부작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있지만, 연이은 사망 소식에 백신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은 증폭되고 있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오전 7시35분께 전북 고창군 상하면 한 주택에서 78세 할머니 A씨가 숨진 채 쓰려져 있는 것을 마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전날인 19일 오전 고창군 한 민간의료기관에서 독감 접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A씨가 접종받은 독감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로 확인됐다. A씨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으로 약을 보용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는 질병관리청에 해당 사례를 보고했으며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무료접종용 백신을 맞은지 이틀만에 사망한 인천지역에 거주하는 17세 고등학생의 사인이 '미상'이라는 1차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사망한 학생이 맞은 백신은 신성약품이 조달한 국가조달백신으로, 사망자는 기저질환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아직은 예방접종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은 "사망한 10대가 맞은 백신과 동일한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이상 반응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이상 소견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만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독감 백신 무료 예방 접종 시작된 지난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동부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 예방 접종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있다.
이날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해마다 1500만명 정도가 독감 백신을 접종하는데 실제로 이런 심각한 이상반응이 생긴 사례가 증명된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부검결과를 봐야 되겠지만 독감백신에 의한 부작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은 정말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상황에서는 백신접종을 중단하거나 또는 미룰 이유가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이틀 연속으로 독감백신에 의한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백신에 대한 공포증(포비아)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독감 백신 접종 사업 자체가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신상약품의 백신 일부 물량이 상온에 노출되면서 백색입자가 발견돼 예방접종 사업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