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경기도민 10명 중 6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3명은 즉각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고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도민들은 또 스트레스를 유발한 집단감염 사례를 묻는 말에 대해서는 사랑제일교회와 8·15 광화문집회 관련 집단감염을 가장 많이 꼽았다.
경기도는 22일 이 내용을 담은 '제3차 경기도 코로나19 위험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이달 5일부터 13일까지 도내 성인 남녀 254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도민들의 스트레스 정도와 인식변화 등을 살피기 위한 것으로, 앞서 5월과 7월 1·2차 조사를 한 바 있다.
8월19일 경기도 파주시 소재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자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사 결과 경기도민 63.8%는 '코로나19 사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스트레스 정도를 물었을 때 전체의 31.0%가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해당됐고, 이는 1차 조사 때의 19.3%와 비교해 1.6배나 높아졌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도민이 늘었고 심리방역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또 정신건강의 악화 요인을 물었을 때는 '일상 자유의 제한'에 관한 응답이 67.5%로 가장 높았다. 아울러 △걷기 등 신체활동 감소(54.3%), △결혼식과 시험·취업 등 중요한 일정 변경·취소(46.7%)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스트레스를 유발한 집단감염 사례'에 관한 물음엔 △사랑제일교회 관련 집단감염과 △8·15 광화문 집회 관련 집단감염이 각각 31.4%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어 △신천지 관련(20.8%), △이태원클럽 관련(8.8%), △기타(3.5%), △콜센터·물류센터 관련(2.6%), △다단계·방문판매 관련(1.4%) 순으로 집계됐다.
경기도민들은 '코로나19 사태 중 가장 스트레스를 유발한 집단감염 사례'에 관한 질문에 △사랑제일교회 관련 집단감염과 △8·15 광화문 집회 관련 집단감염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사진/뉴스토마토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일상을 얼마나 회복했는지에 관한 '일상회복 정도(이전의 일상을 완전히 회복했으면 100점, 일상을 전혀 회복하지 못했으면 0점)'에 대해선 평균 48.2점으로 집계, 도민 절반은 일상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경향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4050세대보다는 2030세대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삶의 질에 미친 영향에 관해선 73.7%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답변했다.
이 밖에 감염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공익보호와 인권보호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니 73.8%가 '방역대책이 강화돼야 할 때라면 인권보호는 후순위로 미뤄둬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개인별 방역대응과 관련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정도를 물었을 때는 93.8%가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응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을 묻는 말엔 64.8%가 '방역 방해에 대한 강력한 처벌법 개정'이라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의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3.1%포인트다. 경기도는 조사 결과 코로나19 장기화로 도민들이 지쳐가고 사회적 연대도 위협받는 것으로 판단, 실질적 방역대책과 함께 힐링프로그램 등 정신회복 대책도 마련키로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정신회복 대책은 도민과 학생, 의료진 등을 포괄한 종합대책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연내 대책을 발표, 코로나19로 위협받은 지역사회를 재건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