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배달의민족과 배민라이더들이 국내 최초의 플랫폼 기업-종사자 간 단체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은 22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청년들 본사에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77.1%, 찬성 97.6%로 가결됐다.
이번 단체협약은 계약상 개인사업자인 플랫폼 종사자들의 노조를 민간 기업이 자발적으로 인정하고 상호 협력하에 무쟁의로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아울러 지난 6일 1차 협약을 발표한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과 기업 차원의 단체교섭이 연결돼 다양한 형태의 교섭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배민라이더스지회는 지난 2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 대표노조로 확정됐다. 양측은 지난 4월 23일 대표교섭위원 상견례를 시작으로 플랫폼 기업 최초의 노사 교섭을 진행해왔다. 이후 6개월간의 교섭을 거쳐 지난 20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양측은 본교섭 8회, 실무교섭 12회 등 20회 이상 만나 협의했다.
이번 단체협약은 조합활동부터 라이더 인권 보호 및 인식 개선까지 배달업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전문을 포함해 총 9장 30개 조항으로 구성된 협약에는 △회사의 지속성장 △조합원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 △배달료·배송시간 등 배송환경 및 배송조건 △서비스 질 향상 및 배송 플랫폼 산업 발전과 시장질서 확립 △복지 강화를 통한 라이더 처우 개선 △라이더의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배달을 중개할 때 라이더가 부담하던 건당 200~300원의 배차중개수수료가 없어지고, 라이더들에게 건강검진 비용 및 피복비가 지원된다. 장기적으로 일하는 라이더에게는 휴식지원비도 제공된다. 라이더 안전 교육도 의무 시행, 악천후 시 배송서비스 중지 등 라이더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아울러 라이더의 사회적 인식 개선 및 서비스질 향상을 위해 캠페인과 토론회 등도 개최한다.
이선규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위원장은 "이번 협약은 라이더가 사회적으로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항들을 노사가 합의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라이더 안전 확보와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대표는 "업계 선도 기업으로 책임감을 갖고 임한 이번 단체협상이 국내 플랫폼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라이더 분들이 배달 산업의 동반자라는 인식을 갖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했다.
지난 4월 단체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하고 있는 우아한청년들과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사진/뉴시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