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독감(인플루엔자)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인한 사망 신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독감백신 접종을 중단할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안전성이 확실히 규명될 때까지 접종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백신 접종과 사망과의 관련성은 낮다"며 접종을 계속 이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인과관계가 없어도 백신 접종 후 17시간 만에 사망하는 사례가 있으면 국민들이 맞으려고 하겠나"라며 "국민이 안심하려면 (상온노출이 있었던) 신성약품 539만개를 전수검사해봐야 하지 않나.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최연숙 의원은 "2015년~2019년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총 9명, 연평균 1.8명이었다"며 "그런데 올해는 벌써 13명인데, 돌이켜봐도 백신 접종과 무관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반면 정 청장은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의료기관에서 회수한 정부조달 물량은 품질 검사를 끝냈고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정한 사안"이라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최근 4년간 독감백신 유통과정에서 폐기량이 발생한 것은 올해가 유일하다. 예년과 달리 유통과정에서 상온노출이 있었고 백색입자가 발생한 데다 사망자도 생기니 안심하기 어렵다"며 "사망자가 접종한 (동일) 백신만이라도 접종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청장은 "그 부분도 검토했으나 아직은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희와 전문가의 판단이었다"며 접종 중단 의사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정 청장은 "만약 같은 제조공정, 로트번호에서 추가 사망자가 나오면 어떻게 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질의에 대해 "같은 제조공정과 로트번호(LOT·고유제조번호)에서 생산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하면 해당 로트번호 백신을 봉인하고 접종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