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거듭 비판하면서도 "북한이 핵 능력을 축소하면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대선 사전투표 참여 유권자가 4800만명에 육박하는 등 선거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에 2차 TV 토론 이후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움직일지 주목된다.
바이든 후보는 22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대선후보 2차 TV 토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기 위한 조건을 두고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 김 위원장이 핵능력을 축소하는 데 동의하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놓고 만남의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기존 강경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라며 "(임기 중에)북한과의 전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이든 후보는 "히틀러가 유럽을 침공하기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좋은 관계였다"라면서 "트럼프가 북한을 합법화하고 깡패로 만들었다"고 맞받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 대학에서 마지막 대선후보 TV 토론회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두 후보는 코로나19 대응, 미국의 가정, 인종, 기후변화, 국가안보, 리더십 등 6개 주제를 놓고 격돌했다. 다만 앞서 대통령토론위원회(CPD)는 지난달 29일 열린 1차 TV토론 당시 문제로 지적된 '끼어들기' 방지를 위해 중간에 마이크를 끄는 규정을 도입하면서 토론은 비교적 원만하게 진행됐다.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바이든 후보는 “최소 48개주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망자가 22만에 이르는 등 이렇게 많은 사망자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은 미국의 대통령으로 남아 있으면 안 된다"면서 트럼프 보건 당국의 방역 실패를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코로나19와 열심히 싸우고 있다”면서 "곧 위기는 끝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토론에 앞서 '미국 선거 프로젝트'가 밝힌 사전투표 참여 유권자 현황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23일 오전 9시) 현재 미 전역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4779만6990명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6년 대선 사전투표 참여자(4700여만명)를 넘긴 수치다.
미국은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우편투표를 대폭 확대했다. 이날 미국 연방우체국(USPS)은 올해 미 대선에선 1억건의 우편투표용지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뉴햄프셔 등 많은 주들이 올해 처음 부재자가 아닌 모든 유권자를 대상으로 우편투표를 허용했고 위스콘신, 애리조나, 아이오와 등 12개 주는 모든 등록유권자에게 우편투표 신청서를 보냈다. 10개 주는 모든 유권자에게 자동으로 우편투표 용지를 보냈다.
미 대선이 1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차 토론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0%,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1%로 바이든 후보가 여전히 앞서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격전지에서 맹추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아직 특정 후보 쪽으로 완전히 기울지 않은 플로리다, 조지아, 아이오와, 오하이오 등 13개 격전지에 주어진 187명의 선거인단의 결정에 따라 올해 백악관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