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은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일정 문제와 관련해 한미간 일부 이견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등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SCM 공동성명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와 주한미군 유지 조항이 빠진 이유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서 장관은 이번 SCM 성명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시기가 언급되지 않은 이유를 묻는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견이 있어서 끝나고 논의를 더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방부 등 종합 국정감사에서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일정에 대해 한미간 일부 이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서 장관의 발언은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주도하는 미래 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하는 평가 일정을 이견 때문에 추가로 협의하기로 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미는 지난해 1단계인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시작으로 올해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 검증, 내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을 마친 뒤 구체적인 전작권 전환 연도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훈련규모 축소로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다. 한국은 내년에 완전운용능력과 완전임무수행능력 검증을 모두 끝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회의에서 실시 시기 등 세부사항에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간 이견이 계속된다면 정부 임기 내인 2022년까지는 전환이 불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 장관은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한국의 획득 계획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공동성명 문구가 미국산 무기 도입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꼭 미국 무기체계라고만 단정해서 얘기할 수는 없다"며 "국내에서 연구 개발하는 분야 등을 망라해 전환 조건을 갖춰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장관은 SCM 성명에서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라는 문구가 빠진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 정부가 국방부에 보다 융통성 있는 해외 주둔 미군의 기조를 가져야 한다는 지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병력 등에 융통성을 둬야 한다는 지침을 국방부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주한미군 병력 감축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미국 정부는 글로벌 국방정책 변화에 따라 해외 주둔 미군 규모를 융통성 있게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특정 국가에 한해 일정 규모 미군 병력을 지속 유지하기보다는 안보 상황을 고려 병력수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한미동맹을 우려하는 강 의원의 지적에 대해 "공약을 준수하는 데 해외 주둔 미군 병력수를 융통성 있게 하라는 정부의 방침이 있어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고 미측은 흔들림 없는 방위 조약을 약속했다"며 "현장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한반도 방위 역할을) 지속 수행하겠다는 보다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 장관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시신을 북한군이 소각했는지 여부에 대해 "국방부 입장은 변한 게 없다"며 "당시 정보 자산으로 확인한 것(시신 소각)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북한군에 피격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월북' 여부와 관련해서는 유엔인권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면 군이 수집한 대북 첩보 내용을 제공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법적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