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했다가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도 찾았다. 이들은 검은 정장을 입고 가슴에 추모 리본을 단 채 묵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추도식에서 박 전 대통령 묘소에 헌화하지 않고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창희 전 국회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것도 박정희 시대부터 쌓아 올린 경제력과 국가재정, 국민건강보험을 비롯한 제도, 그리고 의료 및 통신 인프라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전 의장의 추도사가 끝나자 여기저기 박수가 나왔지만,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는 박수를 치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은 추도식에 참석한 후 식순 도중 자리를 뜨는 과정에서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았다. 항의에 나선 참석자들은 김 위원장을 향해 "여기 왜 왔느냐", "빨갱이가 왔나봐", "보수를 망치지 마라", "물러가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해달라"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김 위원장의 앞을 가로막으며 통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의 반발은 4·15 총선 이후 당을 쇄신하는 과정에서 기본소득제 도입, 경제민주화, 플랫폼 노동자 처우 개선 등 진보적 가치에 입각한 정강·정책을 채택한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별다른 반응 없이 차에 올라 식장을 떠났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