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경찰이 상습 음주 운전자 차량에 '시동 잠금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사람이 사망사고를 낼 경우에는 차량까지 압수하는 등 재범 방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동승자 등 음주운전 방조자에 대한 처벌 근거도 마련한다.
송민헌 경찰청 차장은 27일 '음주운전 사망사고 엄중 처벌'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에서 "시동을 켜기 전 음주측정을 실시해 단속 수치가 나오면 자동으로 시동이 잠기는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상습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국회와 적극 협의해 관련 법·제도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민헌 경찰청 차장이 27일 음주운전 가해자 엄정 처벌을 촉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송 차장은 "음주운전의 재범률은 45% 가량으로 높은 편이라 처벌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음주 운전자에 대한 특별교통안전교육 시간을 대폭 확대하는 등 교육 내용을 체계적으로 개선해 음주 운전자에 대한 의학적 치료 및 전문 심리상담 등을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면허 취득 기간 연장은 물론 차량 압수까지 고려할 계획이다. 음주 운전자에 대한 특별교통안전교육 시간을 대폭 확대하고 의학적 치료와 전문 심리상담 등을 병행한다.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사람이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일으키거나, 상습 음주 운전자가 다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우에는 차량 압수까지 고려해 재범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음주운전을 권유하거나 술 마신 사람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등 동승자의 경우도 공동정범으로 적극 처벌할 계획이다. 최근 을왕리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가 음주운전 차량에 의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동승자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이에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음주 교통사고 발생시 도주한 운전자에 대해서는 구속 요건도 적극 검토한다.
지난 2018년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된 이후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소폭 줄었다가 올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2017년 1만9517건, 2018년 1만9381건, 2019년 1만5708건으로 점차 줄었지만, 올해 1~8월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1만1266건으로 작년 상반기(9659건)보다 1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음주운전 가해자와 경찰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평택-파주 고속도로 음주 사건과 을왕리 사건에 대한 청원글에는 각각 27만4000여 명과 63만9000여 명이 동의를 얻어 답변 기준을 충족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