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쏘아올린 '1가구 1주택 소유자' 재산세 감면에 대한 서울시의 의지가 궁금하다.
서초구는 코로나19를 극심한 재해로 판단해 재산세 감면을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가 유일하게 9억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감면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서초구는 지난 6일 이 조례안을 서울시에 보고했으나, 서울시는 7일 재의를 요구했다. 지방세법 과세표준을 벗어나 별도의 과세표준 구간을 신설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 위반임과 동시에 주택 소유 조건에 따라 세율을 차등하는 것은 과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서울시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3일 '서울시 서초구 구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공포'를 강행한 뒤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정부와 여당에서도 조 구청장의 의도를 이해했는지, 결국 9억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감면 추진에 나선 모양새다.
정부와 여당은 최근 집값급등에 따른 재산세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재산세 인하 대상을 당초 공시가 6억원 이하 주택에서 9억원 이하 주택으로 확대하는 방침을 검토하는 중인데, 이는 서초구가 주장하고 있는 9억 이하 1주택자 재산세 감면과 같은 맥락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제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중저가 1주택을 보유한 서민들의 재산세 세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회의에서 재산세 부담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지금까지만 보면, 서초구의 판정 승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만 의지가 없어 보인다. 정부와 여당에서도 직접 언급한 만큼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서울시는 입장을 확실히 하고 있지 않다.
서울시는 앞선 서초구와의 갈등에서도 대화 없이 법적 대응만 하겠다는 의사만 고수했다. 실제 조 구청장이 지난 13일부터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과의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면담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최종 통보했다.
서초구 발 재산세 감면 취지는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재산세 감면이 한시적이라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시민들을 위한 취지라면 말이다. 아무리 다른 자치구에서 반대를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재산세 감면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위한 정책이다.
서울시민들은 서울시가 자신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이제는 서울시도 정부와 여당 그리고 서초구의 요구에 답을 해줘야 할 때다.
표진수 공동체팀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