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올 3분기 저축은행 민원건수가 감소했다. 여·수신이 70조원을 돌파하며 고객이 늘었지만 소비자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선 성과다. 다만 저축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돌입하며 채권추심 관련 민원 비중이 증가했다.
올 3분기 여·수신 규모가 70조원을 돌파했지만 저축은행 민원건수가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사진/뉴시스
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3분기 저축은행 민원건수는 21건으로 지난해 동기(34건) 대비 38.2%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25% 하락했다. 저축은행 민원건수 공시 대상은 애큐온·SBI·모아·JT친애·유진·웰컴·OK·페퍼·한국투자·NH 등으로, 민원건수 비중이 전체에서 2% 이상이고 총자산이 1조원 이상이어야 한다.
저축은행 여·수신 규모가 70조원을 돌파해 고객수가 급증했지만, 민원건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저축은행별 민원건수 변동 추이를 보면 △SBI(8→6건) △애큐온(2→1건) △JT친애(7→3건) △유진(6→3건) △OK(2→1건) △한국투자(4→0건) 등으로 하락했다. 페퍼저축은행과 NH저축은행의 민원건수는 각각 1건, 2건으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반면 웰컴·모아저축은행은 민원건수가 소폭 증가했다. 올 3분기 웰컴저축은행과 모아저축은행은 민원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모두 1건씩 증가한 3건, 1건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민원건수가 감소한 데는 고객 관리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들은 신규 고객이 늘면서 소비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 및 보이스피싱 교육 등을 확대 도입하고 있다.
다만 올 3분기에는 '채권추심'과 관련된 민원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 3분기 채권추심 민원은 7건으로 전체에서 33.3% 비중을 기록해, 여신 관련 민원건수와 동일해졌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여신 관련 민원이 전체에서 약 70%를 차지해 압도적이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3분기 채권추심 민원 비중(23.5%)과 비교해도 10%포인트 늘었다.
채권추심 민원 증가는 저축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며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연체 채권을 많이 보유할수록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부업체 등으로 채권을 매각하는 사례가 늘며 민원이 증가한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나서면서 연체 채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민원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당장 상환이 어려운 고객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