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정의당이 낙태죄 처벌 조항과 인공 임신 중절 수술의 제한적 허용 조항을 모두 삭제하는 낙태죄 전면 폐지를 위한 3법(형법·모자보건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다. 지난 3일 낙태죄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입법 청원이 국민 10만명의 동의를 받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등에 회부되면서 관련 논의도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5일 김종철 대표와 강은미 원내대표, 이은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안은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하는 내용"이라며 "인공 임신 중단을 처벌에서 권리 보장과 지원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인공 임신 중절 수술 한계 규정을 삭제하고 명칭도 '임신·출산 등과 양육에 관한 권리 보장 및 지원법'으로 변경하도록 했다. 또 인공 임신 중단을 한 노동자가 유산·사산에 준하는 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김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도 낙태죄를 존치시킨 법안을 내세운 것에 유감"이라며 "낙태·임신 중지는 모든 여성들이 고통 속에서 선택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남용할 것이라는 식의 호도는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 원내대표는 "자신의 몸과 삶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권리"라며 "여성은 자신의 삶과 건강을 안전하게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고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고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적극 보장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발의에 나선 권인숙 의원은 정부가 낙태죄를 유지하되 임신 초기인 14주까지는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것에 대해 "그동안 사문화되고 위헌성을 인정 받은 낙태 처벌 규정을 되살려낸 명백한 역사적 퇴행"이라며 "여성의 건강권,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성평등한 대안 입법을 국회가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5일 국회에서 낙태죄 완전 폐지를 위한 형법, 모자보건법, 근로기준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은주(윗줄 오른쪽부터) 의원, 김종철 대표, 강은미 원내대표, 정연욱 정책위의장, 장혜영 의원, 아래줄은 배복주 부대표. 사진/ 공동취재사진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