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은 9일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할 경우 트럼프 정부 때보다는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요구액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방부는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향후 예상되는 변화에 대비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망에 대한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과는 조금 달라질 것으로 보이긴 한데 그럼에도 우리가 원하는 만큼 협상이 될 지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방위비 분담금 규모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는 줄어들 수 있다고 보이지만 기존 수준보다는 조금 올라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해 9월부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을 시작해 지난 3월 기존 방위비 분담금(1조389억원)에서 13%를 인상하는 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막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부로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의 50% 인상을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동맹관계 회복과 다자주의 부활을 주장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다면 어느 정도의 인상은 불가피하겠지만 '방위비 분담금 규모와 관련해 한국을 압박했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우리 정부 제안을 상당 부분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서 장관은 '바이든 정부에서는 대북정책 방향이 수정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협상이라든지 원칙에 입각한 외교활동을 통해 대북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서 장관은 '바이든 정부가 앞으로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계승한다면 우리 정부로서는 위기가 될 수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 지적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바마 출범 시기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서 전략적 인내 정책을 견인했다고 본다"며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바이든 정부 각료들과 대화하면서 북한 메시지도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바이든 정부의 방위비 협상,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안보 정책에 대비하기 위해 박재민 차관을 중심으로 TF를 꾸려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문홍식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국방부는 바이든 행정부하에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