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기대감에 날개단 은행주

두달새 주가 21% 급상승…금리상승·호실적 기대 영향…배당락 이후 주가하락 주의해야

입력 : 2020-11-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권 금융지주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의 당선으로 재정 확대 정책이 기대되는 데다 이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도 전망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속 호실적을 기반으로 연말 고배당이 기대된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배당주는 배당락 이후 주가가 떨어져 수익률에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이날 종가는 지난 9월11일 종가 대비 평균 20.9%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주가 상승 폭이 이들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컸다. 이날 종가는 3만5250원으로 두달 전(9월11일)인 2만8200원과 비교해 25.0% 올랐다. 이 기간 KB금융(105560)지주의 종가는 4만6350원으로 24.8% 상승했다. 우리금융지주(316140)의 종가가 9950원으로 18.6%, 신한지주(055550)는 3만2900원으로 15.6% 올랐다. 
 
금융지주들의 주가는 코로나 전인 1월 거래가 수준까지 회복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1월 주가에 거의 근접한 상태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이후 1만원선에 다다르면서 예금보험공사가 진행 중인 잔여지분(17.25%) 매각 계획에 청신호를 켰다.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의 원금을 회수하는 데 적정한 주가는 1만2300원선이다. 9월 외국계 사모펀드의 3자 배정 유상증가 계획 이후 외국인 매도세 영향에 신한지주의 주가는 1월 거래가의 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가 상승은 바이든 당선인이 코로나 극복을 위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란 관측 영향이 크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에서 경기부양책(2조2000억달러)과 인프라 관련 재정지출(국채발행) 확대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해 미 국채금리·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원화강세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원화를 보유한 국내은행의 실질가치도 덩달아 올라간다는 분석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도 은행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은행주를 순매도하던 외국인들은 10월 중순부터 소폭의 순매수세로 돌아서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은행주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 중인 금융지주들이 분기배당을 검토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잇따라 밝힌 점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코로나 영향으로 금융당국이 배당 자제령을 내린 상황이지만, 연말 배당 만큼은 불가피하기에 시장 기대감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배당주 특성상 연말에 기관·개인의 매입이 느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면서 "코로나에도 실적 저력을 보여주면서 장기적인 배당 증가 가능성을 높인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표/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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