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SC제일은행이 자체 발행하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발급을 중단한다. 대신 전업카드사와 협업한 제휴카드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오는 11월1일부터 자체발급(BC)카드의 신규·추가·갱신·전환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상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전종이다.
기존에 사용 중인 카드는 남은 유효기간까지 동일한 혜택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간 SC제일은행은 BC카드 결제망을 통해 자체카드를 발급해 왔으며, 2016년부터는 삼성카드와의 제휴카드도 내고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용카드 비즈니스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기 위한 변화"라면서 "향후 카드 부문의 수익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보다 다양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줄고 있는 카드 회원수에 더해 데이터 시장 확대에 따른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SC제일은행의 신용카드 회원 수는 올 1분기 34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만명) 보다 2만6000명 감소했다. 1분기까지 매출액은 7191억원, 수익은 89억원을 달성했는데, 1년 사이 매출액과 수익이 각각 4.7%, 3.3% 줄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들이 지급결제업 시장 진출을 매섭게 확장하면서 카드사들은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 은행 내 위치한 외국계 및 지방은행 카드사업본부는 대응에 어려움이 더 크다. SC제일은행이 2017년부터 은행권 처음으로 디즈니 플러스와 제휴를 맺고 미키마우스, 마블 등 캐릭터를 활용한 체크카드를 내는 것도 이러한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서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카드사 결제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데이터 판매까지 가능해진 상황으로 초개인화한 상품을 앞세운 핀테크가 전통 금융사들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3월말 2000만명이 넘는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은행(162만명), 대구은행(160만명)과 비교해서도 보유 회원수는 5분의1에 불과하다.
실제 SC제일은행은 지난 4월 현대카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카드 사업의 새 활로를 찾고 있다. 제휴 당시 두 회사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새로운 제휴 상품 및 금융 서비스 공동 개발하고, 프리미엄 마케팅, 데이터 사이언스 협력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현대카드의 차별화된 혜택과 당행의 선진적인 금융 서비스를 함께 탑재한 제휴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반한 다양한 고객 맞춤형 수신, 여신, 투자상품 등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SC제일은행이 11월부터 자체카드(BC계)를 신규 등 발급을 중단한다. 사진은 대표 카드인 시그마카드(왼쪽), 리워드W카드. (사진=SC제일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