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정부와 정치권이 법정 최고금리 추가 인하 검토에 나서면서 카드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최고금리가 인하될 경우 고금리가 적용되는 회원 비중이 높은 카드사들의 이자수익이 급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법정 최고금리가 20% 수준으로 인하될 경우 기업계 카드사에 더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 서민 대출 이용 빈도가 높은 카드사에 작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18년 법정 최고금리 인하 당시 카드사의 기존 대출에도 금리 인하가 소급 적용된 만큼, 이번에도 동일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인 20% 수준으로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기업계 카드사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계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고객 비중이 높아서다.
가장 큰 여파가 미치는 카드사는 삼성카드가 꼽힌다. 여신금융협회가 공시한 9월 기준 '카드사별 카드론 적용금리대별 회원분포(신규 이용회원)'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20% 이상 금리가 적용된 회원 비중이 23.91%를 기록했다. '20~22% 미만' 금리의 카드론을 이용한 회원은 19.62%, '22~24% 미만'은 4.29% 비중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현대카드의 20% 이상 이율이 적용된 카드론 이용 회원 비중은 11.08%로 두 번째로 높았다. '20~22% 미만' 구간의 회원 비중은 5.64%, '22~24% 미만'은 5.44%를 기록했다.
신한·국민·롯데카드는 20% 이상 금리가 적용된 카드론 고객 비중이 4%대 수준이었다. 각 카드사 비중은 신한카드 4.04%, 국민카드 4.28%, 롯데카드 4.95% 등이었다.
반면 우리·하나카드는 법정 최고금리 상한이 20%로 내려가도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 이상 금리의 카드론을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어서다. 우리카드는 20% 이상의 금리가 적용된 카드론 이용 회원이 없었다.
하나카드도 20~22% 미만 금리 수준의 카드론 이용 회원 비중만 0.03%를 기록했다. 22% 이상 금리의 카드론 이용 회원은 지표에 잡히지 않았다. 더욱이 18%~20% 미만 구간의 금리가 적용된 카드론 이용회원 비중도 0.54%로, 최고금리 인하 기준이 더 하향돼도 타격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이 20% 이상 고금리가 적용된 회원들의 대출 금리가 일제히 조정 되면 카드사의 대출 이자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전체적인 회원 대출 금리 수준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실제 법정 최고금리가 20%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최고 금리 인하 시 전체적인 회원의 금리가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정치권에선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골자로 하는 7개 법안이 발의됐다. 기존 금리 상한인 24%를 10~22.5% 수준으로 낮추는 다양한 내용이 제안됐다. 정부는 이 법안을 중심으로 검토 과정을 거쳐 최고금리 인하를 추진할 방침이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