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주요 사업 호조에 역대급 3분기를 보낸 셀트리온 3형제(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가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도 전통제약사를 압도했다.
바이오의약품과 케미컬의약품으로 양분되는 셀트리온과 전통제약사 간 영업이익률 격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케미컬의약품 중심의 전통제약사들이 최근 수년간 한 자릿수 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반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셀트리온은 30%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나마 전통제약사 입장에선 업계 선두권인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매출액 측면에선 급성장 중인 셀트리온을 앞선다는 것 정도를 위안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이 마저도 과거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분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헬스케어의 누적 매출액은 1조3504억원, 1조2406억원으로 유한양행(1조1584억원)을 앞지른 상태다. 영업이익의 경우 셀트리온은 5474억원을 기록한 반면, 유한양행은 571억원에 그치며 더욱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케미컬의약품을 전담해온 셀트리온제약 마저 3분기 누적 10.2%의 영업이익률 기록하며, 종근당을 제외한 전통 제약사들을 앞지른 상태다. 그동안 전통 제약사들이 낮은 영업이익률 방어 논리로 내세운 사업 구조 특성이 무색해지는 수치다.
특히 이 같은 격차가 전통 제약사들의 전반적 수익성 개선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은 셀트리온그룹 실적을 두드러지게 하는 요소다. 전통 제약사들은 올해 전 산업계 악재로 작용한 코로나19 여파 속 판관비 절감과 처방약 선전 등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실적을 거둬들이며 수익성 역시 한층 개선됐다. 지난해 0.9%, 2.9%, 6.9%였던 유한양행과 녹십자, 종근당의 영업이익률이 올 들어 2~5배 가량 증가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주 무대로 하는 셀트리온의 해외 점유율 확대에 따른 실적 성장세에 대응하긴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제약사들과 상이한 사업모델을 통해 급성장을 이어온 셀트리온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실적 순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꾀하고 있는 전통 제약사들도 향후 더욱 적극적인 행보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