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지면서 마일리지 제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대한항공의 제도를 따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18일 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두 회사의 마일리지를 통합해 운영한다.
통합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바뀌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두 회사의 마일리지가 동등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의 마일리지가 아시아나항공보다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를 통한 마일리지 적립의 경우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이,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이 적립된다. 이 때문에 인수 후 아시아나항공 고객의 1마일은 이보다는 적은 가치로 통합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두 회사의 마일리지 제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김포공항 발권 카운터. 사진/뉴시스
문제는 비행기를 탑승했을 때 적립되는 마일리지는 비슷하다는 점이다. 인천~뉴욕 구간의 경우 대한항공은 6879마일, 아시아나항공은 6865마일을 적립해준다. 베이징 노선의 경우 두 회사 모두 568마일씩 적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항공기 이용을 통해 주로 마일리지를 쌓은 고객은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동맹인 스타얼라이언스 혜택을 이용하기 위해 마일리지를 모았던 소비자도 피해가 예상된다.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는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항공, 싱가포르항공 등으로 소비자들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 동맹 내 다른 항공사 티켓을 발권하거나 좌석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다. 스타얼라이언스는 세계 최대 규모 항공 동맹으로 이날 기준 26개의 항공사가 회원으로 있다. 아울러 타이항공, 에티하드 등 국내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외항사들도 가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인이 바뀌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대신 대한항공이 가입한 스카이팀으로 동맹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팀에는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등이 속해 있다. 회원사 수는 19개로 스타얼라이언스보다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셈이다.
카드 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기존에도 항공사들은 카드사들에 '힘센 가맹점'으로 통했는데 경쟁사가 사라지며 대한항공의 횡포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두 회사는 앞서 마일리지에 유효기간을 도입하며 소비자 단체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회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법원은 항공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소비자들이 여행 카페 등을 통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시민단체들이 다시 한번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