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열풍이 해외투자로 이어지면서 증권사 외화증권 관련 수수료 수익이 최고 14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표/뉴스토마토
이는 1253억원 수준이던 작년 동기 대비 3배(215%) 가량 급증한 규모로, 최근 5년 이래 최고치다.
외화증권수탁수수료는 증권사가 해외주식 거래 등을 지원하는 대가로 받는 일종의 중개수익으로, 증권사들은 올해 3분기 평균 약 170억원을 해외주식과 채권 중개를 통해 벌어들였다. 코로나19로 증시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린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국내를 넘어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해외 증시 투자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실제 올해 3분기 국내투자자의 해외 투자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외화증권(주식·채권) 결제금액은 910억6000만달러(약 101조원)로 종전 최대인 2분기(758억6000만달러)보다 20% 늘었다. 특히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620억2000만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약달러 기조에도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을 대거 사들인 셈이다. 해외 시장 투자에 힘입어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덩달아 올랐다.
증권사별로는
키움증권(039490)의 수익 상승폭이 가장 컸다. 키움증권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은 작년 3분기 33억원에서 올해 3분기 474억원으로 급증했다. 1년 만에 수수료 수익이 14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어 메리츠증권(8억원)의 외화증권수탁수수료가 1년 전보다 8배 가량 올랐고 한화투자증권(12억원), 하나금융투자(109억원), 신한금융투자(214억원)의 수수료 수익도 각각 430%, 320%, 269% 뛰었다.
수수료 수익 규모는 미래에셋대우가 가장 많았다. 올해 3분기 미래에셋대우는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로 1039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수수료는 작년 3분기(371억원)에 견줘 3배 가량 늘었다. 미래에셋대우 뒤는 삼성증권(869억원), 한국투자증권(417억원), NH투자증권(257억원), KB증권(253억원)이 따랐다.
이밖에 올해 대만 주식 중개를 시작한
유안타증권(003470)의 수수료 수익은 17억원에서 67억원으로 올랐고, 해외채권 HTS 매매 서비스를 선보인
교보증권(030610) 수수료 수익도 9억원으로 1년 새 64%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등 리테일 관련 수익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식 거래대금 급증을 이끌었던 시중 유동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내년에도 전반적으로 올해와 비슷한 브로커리지가 주도하는 업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학개미에 힘입어 증권업계 외화증권 수탁수수료가 급증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뉴시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