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제조업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 랠리를 타면서 관련 부품·장비를 생산하는 새내기주와 기업공개(IPO) 업체들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상장한 2차전지 장비 제조업체
하나기술(299030)은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했다. 공모가의 두 배 가격에서 거래를 시작해 상한가까지 올라 하루 새 160%의 수익률을 낸 것이다. 둘째날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상장 3일째인 27일엔 공모가(3만5000원)의 두 배를 웃도는 7만6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표/뉴스토마토
지난 17일 상장한 반도체 후공정 기업
네패스아크(330860)도 27일 4만원대에 거래돼 공모가 2만6500원을 웃도는 성적을 내고 있다. 네패스아크는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업체로, 시스템반도체 회로를 만드는 전공정이 끝나면 웨이퍼를 넘겨받아 마무리하는 작업을 맡고 있다.
지난달 30일 상장한 분자오염 모니터링 전문기업
위드텍(348350) 역시 공모가(2만5000원)의 2배 이상인 5~6만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위드텍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 중 발생하는 화학적 오염물질을 제어할 수 있는 모니터링 장비를 개발한다. 국내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을 주요 고객처로 두고 있으며, 이밖에도 미국 마이크론, 대만의 난야 등으로 공급을 넓히고 있다.
최근 증시에서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제조업이 두각을 나타내자 새내기주들도 수혜를 누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 국내 반도체 쌍두마차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21.4%, 23.9%씩 오르며 날개를 달았다. 테슬라와 니오 등 세계 전기차 기업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내 배터리3사도 크게 오르고 있다. LG화학은 신고가를 기록하고 시가총액 상위 3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SK이노베이션은 시총 20위 안에 진입했다.
훈풍은 연내 상장을 앞둔 공모 기업들에게도 불고 있다.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자동차 부품업체 명신산업은 지난 24~2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1196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래 코스피 시장 역대 최고의 경쟁률이다. 공모가는 희망밴드 4900원~5800원보다 높은 6500원으로 결정됐다. 명신산업은 고온으로 가열한 후 급속 냉각해 모양을 만드는 '핫스탬핑(Hot Stamping) 공법'을 토대로 차량용 외장 부품을 생산하며, 주요 고객처로 현대·기아차가 있다.
컴퓨터 기기 제조업체 앱코도 지난 25일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978: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앱코는 게임용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과 PC 케이스 등 게이밍기어 전문기업이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대만, 인도 등 신흥국 주식시장 중에서 제조업 기반이 강한 나라로 외국인투자자들의 유입이 강해지고 있다"며 "특히 내년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 실적 전망이 좋아 내년을 준비하고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이 높아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외국인은 27조원어치를 팔고 나갔는데 11월에 7~8조 들어왔다"며 "한동안은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