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중국과 대만이 어제 두 나라를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하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는데요.
명목상으로는 FTA가 아니지만, 실제로는 홍콩과 중국 간 체결한 CEPA,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보다 높은 수준으로 FTA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로써 두 나라는 이른바 '차이완 시대'를 열 게 됐는데요.
그러나 이 체결로 우리나라 수출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한국무역협회와 코트라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어제 ECFA 체결로 대만은 540여개 품목, 중국은 270여개 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게 됩니다.
대만이 중국에 비해 무관세 품목이 두 배 정도 많아서 ECFA의 혜택은 대만이 누리는 관세인하 효과가 더 크게 돼, 결국 대만 산업 전반이 누리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에 따라 대만의 경쟁자인 우리나라는 그만큼 불리한 입장에서 중국시장을 공략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중국 수입시장에서의 점유율은 한국 10.2%, 대만 8.6%였는데요.
지난해 우리나라와 대만의 대중국 주요 수출 품목을 보면 상위 20개 품목 중 14개 품목이 중복되고, 이들 품목은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에서 약 60%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먼저 어제 협정에 포함된 조기수확프로그램(EHP)을 살펴보면 다음 품목에 대한 관세가 조기 인하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은 석유화확, 기계류, 자동차부품, 섬유제품 등 530개, 중국은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기계류 등 270개 품목이 포함되고, 현재의 수출액으로 환산하면 대만 136억 달러, 중국 30억 달러에 이릅니다.
이에 따라 이 분야 우리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예상되는데요.
코트라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기업들이 대만기업과 협력을 통해 중국시장을 공동 진출하거나, 분야별로 대만의 경쟁기업과의 상호지분투자 및 합작기업 설립 등 새로운 협력모델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브랜드, 기술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중국 및 대만기업과 차별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에 더해 무협 또한 한·중 FTA의 적극적인 추진과 동남아국가들과의 교류확대를 통한 입지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직 중국과 대만의 ECFA는 협상 체결 이후에도 대만 입법원 심의·비준 절차 등이 남아 있습니다.
또 관세율 또한 점진적으로 인하할 계획이어서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텐데요.
앞으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