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영국 공영방송 BBC가 최근 중국 언론의 '김치 국제 표준' 관련 오보를 조명했다. 한국 김치와 이번에 국제 인증을 받은 중국 파오차이는 전혀 다른 음식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중국이 ‘동북 공정’, ‘한복 공정’에 이어 ‘김치 공정'까지 나서면서 국내 반중 감정은 고조되고 있다.
30일 BBC 방송은 "한국은 최근 중국이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의 제조법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오보(false report)를 묵살했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가 자국 김치를 국제표준화하는 실태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지난 28일 "자국의 김치 제조법이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에 맞춰 제정됐다"면서 "김치 종주국인 한국이 굴욕당했고 한국 매체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해 국내 거센 반발을 불렀다. 이번 국제 표준에 인가된 것은 중국 쓰촨성의 염장 채소 파오차이로, 한국식 전통 김치와는 차이가 있다. 보통 채소절임은 1차 염장으로 끝나지만 김치는 2차 발효를 거친 발효식품이다. 생채소를 1, 2차로 나누어 발효시키는 식품은 전 세계적으로 김치가 유일하다.
BBC는 실제 ISO 안건 문서에 김치가 아닌 중국 쓰촨의 염장 채소를 일컫는 파오차이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는 점과 해당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고 짚었다. 국제표준 제정이 중국의 김치가 국제 표준이 됐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 김치 관련 식품 규격은 지난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았다. 종주국 논란은 이미 오래 전에 결론이 났지만 중국은 지난해 6월부터 파오차이 국제표준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 세계김치문화연구소 관계자는 "두 번의 발효를 통해 원재료에 존재하지 않는 각종 기능성 물질, 유산균이 새로 생성된다"라며 "김치의 발효가 다른 나라의 절임 채소류와 달리, 기능성 식품으로 자리잡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의 잇단 '문화공정'에 국내 반중 감정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배우가 웨이보에 '한복은 중국 의상'이라고 밝혀 한 차례 소란을 빚었다. 누리꾼들은 "이제는 허연 야채를 소금에 절여 놓고 김치라고 하는군요", "중국 파오차이를 김치라고 쓰는 것부터 바꿔야 할 듯"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중국이 자국 절임 채소인 '파오차이(泡菜)'를 한국 고유의 전통음식 김치라고 우기고 나선 데 대해 집중 조명했다. 사진은 농협유통 임직원들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 대강당에서 열린 '2020 농협유통 사랑의 김장담그기'행사에서 이웃과 나눌 김치를 담그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