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또 한번 신고가를 경신하며 7만원에 바짝 다가섰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와 내년부터 시작될 D램 장기 호황 사이클이 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700원(2.51%) 상승한 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1월27일 6만8200원에 이어 신고가를 새로 썼다. 시가총액은 414조8998억원에 달하며, 이날 장 중에는 6만9900원까지 올랐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3월23일 저점(종가 기준 4만2500원) 대비로는 64% 올랐고, 11월 초부터 지금까지 약 한 달 동안에만 21% 상승, 신고가를 7번이나 경신했다. 외국인이 1조3812억원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주가는 빠르게 올랐으나 코스피 흐름이나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밸류에이션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 간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은 코스피보다 비쌀 때도 있었고, 쌀 때도 있었는데 현재 코스피와의 밸류에이션 격차(스프레드)는 제로(0)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스프레드가 20%까지 벌어질 때도 여러차례 있어 현재 삼성전자만 유독 비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삼성전자의 투자 포인트로 꼽히는 부분이 파운드리 경쟁력 확대인데, 전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와 과거 10년의 밸류에이션을 비교해보면 TSMC의 주가수익비율(PER)도 과거 평균인 12~15배를 벗어나 24배 수준에 육박했고, 삼성전자와의 PER 스프레드는 90%까지 벌어졌다"며 "삼성전자가 TSMC를 추격하는 상황에서 스프레드는 오히려 축소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면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싸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전세계 메모리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내년 D램의 장기 호황 사이클과 파운드리(비메모리) 부문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해 최대 9만원(키움증권)까지 제시됐다.
내년 2분기부터 D램 판매가격이 상승하면서 장기 호황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신규 CPU 출시와 5G 스마트폰 침투율 상승, DDR5 전환 등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를 일으키는 요인들이 다수 존재한다"며 "삼성전자의 D램 영업이익은 내년 15조2000억원, 2022년에는 36조5000억원으로 예상되며,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시 2022년 D램 영업이익은 최대 6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메모리 부문인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주당 10만원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파운드리업계 2위로, 1위인 대만의 TSMC를 추격중이다. 내년에는 파운드리 매출이 확대돼 창사 이래 처음 20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평가됐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까지 상승하려면 보통주 시가총액 600조원 달성 여부가 중요한데, 그러려면 순현금을 제외한 사업가치가 500조원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멀티플(배수)이 높지 않기 때문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가치는 200조원이 돼야 한다"며 "내년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20조원 내외를 달성할 가시성이 높으므로 사업가치 200조원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주가매출비율(PSR) 10배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사업 멀티플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평택 파운드리에 5nm 선단공정 증설이 예상되고 시설투자가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며,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10~20% 증가한다면 선단공정 매출 기여에 힘입어 파운드리 매출 증가율은 생산능력 증가율을 상회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비메모리 매출은 19조9000억원으로 내다봤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