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SK그룹이 2021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변화와 쇄신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SK㈜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은 모두 유임됐다.
SK그룹은 3일 오전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관계사 이사회를 통해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최종 협의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각 회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2021년 SK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하게 된 박정호 사장. 사진/뉴시스
부회장·사장 승진 4명…인사 규모 예년보다 소폭 줄어
가장 눈에 띄는 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다. 박 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사장 자리도 지키고 SK하이닉스 부회장직도 겸하게 됐다.
유정준 SK E&S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 부회장은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 솔루션 등 성장 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된다.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 센터장은 SK E&S 사장에 선임됐다. 1974년생인 추 신임 사장은 소재와 에너지 사업 확장에 기여한 인물로 유 부회장과 함께 SK E&S 공동대표를 맡는다.
이밖에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염 사장은 2017년부터 경영경제연구소를 이끌며 행복경영, 딥 체인지 등 SK의 최근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는 평이다. 염 사장은 최 회장이 강조하는 ESG 등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임원 신규 선임 103명에 부회장과 사장 승진 4명을 더해 총 107명이 승진했다. 코로나 등 경영환경을 고려해 예년보다 신규 선임 규모는 소폭 감소했으나 바이오,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성장사업에는 능력 있는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는 설명이다.
여성 인재 발탁 기조도 유지해 7명을 신규 선임했으며 이에 따라 그룹 전체 여성 임원 수는 34명으로 늘었다.
신규 선임된 사장단. 왼쪽부터 유정준 SK E&S 부회장, 윤진원 수펙스 거버넌스 위원장, 추형욱 SK E&S 사장,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장. 사진/SK그룹
수펙스도 조직 개편…'환경 경영' 박차
관계사 CEO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변화가 있다. 우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하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더불어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해 사회적 화두가 되는 환경 관련 이슈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이외에도 바이오소위원회, AI소위원회, DT소위원회를 관련 위원회 산하에 운영하게 된다.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해 환경, 지배구조 등 ESG 문제를 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바이오, AI, DT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신설하는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는 윤진원 사장이,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선임됐다.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부회장이 맡는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어느 때보다 경영 불확실성이 큰 한해였지만, 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내년 또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이번 인사가 그간 준비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