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미국 대선 이후 선거 불복 주장을 이어가면서 약 2억달러(한화 약 2246억) 안팎의 거액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원금은 소송비를 충당하는 등 퇴임 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을 맞아 백악관에서 해외 미군들과 화상 통화를 한 후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 캠페인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지난달 3일 미 대선 이후로 기부금 2억75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빌 스테피엔 트럼프 선거관리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 많은 지역에서 부패한 선거과정을 청산하기 위한 싸움을 계속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금 운동은 '트럼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위원회(T,MAGAC)'가 주도했다. 이들은 대선 이후 줄곧 지지자들에게 "선거 승리를 지켜내야 한다"는 메일과 메시지를 보내 기부를 독려했다. 한달간 모인 후원금은 대선 기간 동안 월간 최고 모금액인 8100만 달러(지난 9월)과 비교해 2배가 훨씬 넘는 수준이다.
특히 후원금 대부분은 소액 기부자들이 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결집해 그의 퇴임 이후 정치활동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프 캠프의 모금액 상당 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후 정치활동에 사용할 계좌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대선 불복 활동에 필요한 소송전에 일부만 사용될 것"이라 전망했다. 같은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개최한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지난 4년은 놀라웠다"며 "우리는 4년을 더 하려고 한다. 4년 후 보자"라고 말했다. 대선 불복 시도가 무위로 돌아갈 경우 4년 후 재출마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미시건, 위스콘신, 애리조나 등에 제기한 소송은 대부분 주법원에 의해 기각되거나 철회됐다. 나머지 조지아, 네바다 지역은 여전히 진행 중이나, 조 바이든 당선인이 이미 선거인단 270명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