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중국이 러시아와 우주 탐사와 위성통신기술 등 우주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주기술을, 러시아는 중국의 연구자금을 지원받아 미중간 우주패권 다툼에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지난 2일 화상 방식으로 정기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 2일 화상으로 열린 정기 회담에서 달·심우주(deep-space) 탐사, 위성통신기술, 항공우주산업 부품, 러시아 심우주 탐사 과학위성 스페크르트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중러의 우주개발 협력은 우주 분야에 독점적 지위를 확보해온 미국에 대한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보고있다. 중국 군사전문가 송중핑은 "후발주자로서 중국은 이미 달, 화성, 심우주 탐사 분야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면서 "러시아가 중국과 협력한다면 향후 미국과 중국이 각각 주도하는 우주 영역에서 새로운 패권을 형성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협력은 중러 양국의 이해와도 맞닿아 있다. 홍콩 군사전문가 량궈량은 "중국은 러시아의 우주 관련 연구 경험이 필요하고 러시아는 지속적인 우주연구를 위한 중국의 연구비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중러 양국이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오른 가운데 양국간 협력은 실용주의적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우주 분야에서 미국보다 40년 늦은 후발주자지만, 지난해 1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하면서 당당히 우주개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7월에는 자국 최초의 화성탐사선을 쏘아올리기도 했다.
이날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지난 3일 달에 착륙한 중국 무인 탐사선 창어 5호가 달 표면 샘플 수집 작업을 마무리하고 지구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미·중 간 첨단기술 개발 경쟁 속 '우주굴기' 실현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은 오는 2050년 세계를 선도하는 우주 강국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우주정거장 '톈궁' 완공(2022년), 인류 최초로 달기지를 건설(2025년), 목성탐사선 발사(2029년), 달 유인화 프로젝트(2030년)를 추진할 계획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