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6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으나 각종 악재에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본인의 대권레이스마저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최측근 사망사건은 사건의 진실과는 별개로 이 대표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부동의 1위였던 이 대표 지지율은 연초(1월2주) 27%로 시작해 연말(12월1주) 16%로 10%이상 빠지면서 2위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이재명 경기지사는 4%에서 20%로 상승하며 1위를 차지했다.
출처/한국갤럽
이 대표에게 특히 뼈아픈 부분은 자신의 핵심지지기반이자 민주당의 핵심 지역인 광주·전라 민심 변동이다. 연초 50%를 기록한 이 대표를 향한 지역의 지지세는 연말 26%로 반토막 났다. 반면 이 지사는 3%에서 27%로 9배 늘어나며 이 대표를 추월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가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당 조직을 잘 관리하고 당청관계도 원만하게 가지고 왔다고 평가하지만, '다소 아쉬운 정치력'으로 부동산과 같은 민생 문제, 장기화되는 추미애-윤석열 갈등 등 각종 이슈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이경호 당대표 비서실 부실장이 옵티머스의 '복합기 임대료 지원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이 대표가 전남지사 재직 당시 정무특보를 맡는 등 이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10년 이상 보좌한 최측근으로 꼽혀왔다.
일각에선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부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나, 사건의 진실과는 별개로 이 대표를 향한 야권과 보수언론의 공세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부 언론은 고인이 전남 소재 기업으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급여 형식으로 거액을 수령한 혐의를 받았다고 보도했고 검찰은 이를 부인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한 듯 이 대표 측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검토했다가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차려진 이 부실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발인일인 6일 페이스북에 '이경호 동지를 보내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자네의 영정 아래서 나는 겨우 울음을 누르며 기도만 드렸다"며 "자네와 함께했던 세월, 마음에 간직하겠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함께 일하거나 각자의 생활을 하며 20년을 보냈다"며 "자네는 착하고 성실한 동지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좋은 날보다 힘든 날이 훨씬 더 많은 세상살이. 자네에게는 더 그랬을 것"이라며 "나도 자네처럼 살가웠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을 뒤늦게 후회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옵티머스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다 사망한 이경호 당대표실 부실장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