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변양호 "내 이름 자주 나오는 건 불행"

입력 : 2010-07-02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우리금융(053000) 매각 작업이 늦춰지면서 '변양호 신드롬'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변양호신드롬이란 '문제가 될 만한 일에 어떤 결정도 하지 않고 개입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일종의 보신주의를 말한다.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현 보고펀드 공동대표)이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으로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관료사회에 유행한 신조어다. 변대표는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3년6개월 동안 세번의 재판을 거치면서 크나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물질적 손해를 봐야 했다. 
 
최근 우리금융 매각과 관련해 '변양호 신드롬'이 나오는 이유는 정부가 특정한 매각 방식을 정하지 않고 '시장 자유에 맡기겠다'는 의사를 보였기 때문. 
 
정부는 상반기 중 민영화 계획을 발표하고,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민영화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었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금융 민영화가 제대로 진행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국 고위공직자들이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이 신드롬을 낳게한 변 대표는 "원죄가 나한테 있다"며 "어쨌든 내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건 불행한 일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진동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우리금융 민영화에 시간이 더 필요해 매각 공고를 7월 중순으로 연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변 대표는 "이렇게 중요한 사안이 공적자금위원회 위원들의 해외 출장 등으로 미뤄진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정부가 밝힌 우리금융 매각 연기의 변은 누가봐도 궁색했다. 여러가지 속사정이 있었겠지만 그 안에 결정하지 않고 뒤로만 미루는 관료들의 보신주의가 있어서는 안된다.
 
요사이 회자되는 변양호신드롬이 기우(杞憂)이길 바란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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