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범야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로 떠오른 윤석열 검찰총장과 얼마든지 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대 여론이 윤 총장 지지로 모이고 있는 만큼 윤 총장을 필두로한 야권 연대 문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달 30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정제주 송악선언’ 실천조치 4호로 중문관광단지 주상절리대의 무분별한 개발행위를 막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 지사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총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헌법 가치와 민주주의를 고려했을 떄에서 (윤 총장이) 현실정치에 참여해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손잡고 끌어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최근 윤 총장이 대선 주자로 급부상한 것에 대해 “윤 총장은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면서 정권에 의해 영웅이 됐다가 다시 반역자로 퇴출당하는 상황에 놓여있다"면서 “이는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헌법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국민의 뜻이 윤 총장 지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의 과거 보수정권을 겨냥한 수사 지휘로 국민의힘 당내부와 지지층의 반발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털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야권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원 지사의 발언은 향후 치러질 보궐선거와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사이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저점을 찍은 반면 윤 총장 지지율은 오르고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이탈 현상도 나타나는 가운데 윤 총장을 움직이는 표심을 잡을 수 있는 확실한 카드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전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은 28.2%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이재명 경기도지사(21.3%), 3위는 이낙연 민주당대표(18.0%)로 나타났다.
원 지사는 최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대국민사과 방침에 대해서도 적극적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늘을 넘어서지 않고는 야당에 대한 국민의 혐오를 걷어낼 수 없고, 선거 승리는커녕 정당의 존립 이유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