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선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주택 공급 10개년 계획을 미리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택 공급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불안 심리를 없애줘야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김 전 의원의 생각이다.
김 전 의원은 13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단기적 관점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흐름을 보고 주택 공급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10개년 주택 공급 계획 정도만 미리 투명하게 공개해줘도 시민들이 '안 사면 안 되겠다'는 불안 심리를 피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의 공급정책이 주로 공공주택과 임대주택 중심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민간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정책을 활성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주택건축국을 '주택정책국'으로 전면 확대 개편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부동산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청년 및 무주택자들을 위해 20평대 아파트를 3억원 수준으로 공급하고 만 65세 이상 1가구 1주택 보유자의 종합부동산세를 면제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김 전 의원은 당내에서 여의도연구원장과 사무총장으로 활동한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힌다. 18·20대 국회의원(서울 도봉을)을 지낸 그는 올해 6월부터 최근까지 당의 사무총장직을 역임하고 지난달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7년에는 서울시당 위원장을,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하며 당내에서 서울시 정책 발굴의 중심에 있기도 했다.
서울시장이 된다면 서울을 세계 5대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세계의 다른 도시들은 계속 성장하고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 서울은 정체돼 있는 측면이 있었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 강국, 대국이라고 하면 수도 서울을 세계 5대 중심도시로 겨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의 진짜 미래를 대비하고 준비하는 시장이 나와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내년 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대해서는 "당을 살리려는 노력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비대위 체제를 선택했으면 우리가 김종인의 시간을 인내하면서 지켜봐야 한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진정성과 확장성이 (우리당에) 더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내하면서 중도 확장의 변화 시간을 갖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서울에서) 집 하나 조차 구입할 희망 자체가 사라졌다. 특히 이 정부 들어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며 "서울이 희망 없으면 대한민국의 희망이 없는 것이다. 서울을 다시 기회와 도전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선동 전 국민의힘 의원이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서울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주택 공급 10개년 계획을 미리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주용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를 청와대에서부터 시작했다. 공공기관의 이사장도 해보고, 재선 의원도 하고, 당의 여의도연구원장, 사무총장 등을 해오면서 사실 자기 정치를 거의 안했다. 이제는 제 이름을 걸고 일을 해야 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저는 사무총장을 하면서 우리 당을 반석 위에 올려놓는 일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갑자기 불의의 사태로 돌아가시면서 보궐선거가 생겼다. 이제 제가 가졌던 꿈을 '펼칠 때가 됐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서울을 정말 이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제는 새로 비전을 갖추고 다시 희망을 되살릴 수 있는 서울시장이 필요하다. 강북 지역에서 정치를 했는데 강북 지역 발전 비전을 가지고 있는 시장은 아무도 없었다. 서울을 다시 살려놓고 싶다. 이런 생각이 출마하게 된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을 기회와 희망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어떤 의미인가.
사실 강북 지역이 본 서울이다. 남들이 굉장히 부러워하는 서울이었다. 그런데 강남 지역이 개발되면서 강북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된 것처럼 돼버렸다. 강북 지역의 애환을 잘 안다. 우리 당에서 추풍낙엽처럼 실패했을 때도 제가 강북 지역에서 살아남았던 두 사람 중 한사람이었다. 그래서 강북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들이 제 몸 속, 뼈 속에 배어 있다. 강북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들을 평소에 많이 생각했다. 서울에 있는 분들이 열심히 일해서 결국 형성한 재산이라는 것이 집 한 채다. 그 집 한 채도 사실 세금 덩어리로 변했다. 그리고 50% 넘게 자기 집을 가지고 있지 못한 그런 분들은 집 하나 조차 구입할 희망 자체가 사라졌다. 서울도 좀 발전하고 희망을 갖는 도시가 돼야 한다. 서울을 다시 기회와 도전의 땅으로 만들겠다.
다른 야당 후보들과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동산 공약은 무엇인가.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 단발적인 공약은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24번의 규제 중심의 대책을 내놨는데 부동산 문제는 규제로 해결될 것이 아니다. 주택 정책으로 해결돼야 한다. 해외의 경우 싱가포르 주택 정책 사례들이 괜찮다. 세계 사례들을 두루망라해서 전부 검토할 것이다. 부동산 대책특위를 빨리 가동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고 그 속에서 방향을 잡으면 된다. 청년 문제 중 하나가 주택 문제가 있다. 결혼해도 살 집이 없다. 어떻게 집을 마련할까 너무 걱정이다. 암담하고 막막하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 못한다면 서울시장이라도 서울시정 차원에서 그 대책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좋은 정책이면 국가에서 채택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수도권광역 급행철도(GTX)를 당시 김문수 경기지사가 추진했고 국가에서 좋은 정책으로 받아들였다. 그런 것처럼 서울시장이 정책을 제시하고 현장에서 실험해서 서울시가 정책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기본적인 부동산 정책 방향은.
주택 공급, 확대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그것은 기본 전제다. 박원순 전 시장이 재임하는 동안에 있었던 물량도 없앴기 때문에 이 쇼크가 온 것이다. 그래서 서울의 부동산 정책에서 공급 정책은 당연히 기본으로 해야 된다. 그렇다고 공급만 전적으로 무한정해서도 안 된다. 우리가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일정 시점이 지나면 일본과 같이 빈집이 문제인 경우가 발생한다. 공급만 확대하다가 더 큰 문제를 나올 수 있다. 단기적 관점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흐름에서 보고 공급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면 부동산 정책의 경우 서울시가 10개년 공급 계획 정도만 미리 투명하게 공개해줘도 주민들이 '안 사면 안 되겠다'는 불안 심리를 피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정부 특징이 공공주택, 임대주택 위주로만 생각한다. 이것은 다 정부의 재정이 들어간다. 왜 민간이 돈을 넣어서 개발하는 것은 활용 안하나. 국가가 국민의 세금을 들이지 않고 민간 개발로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장 한 사람만 잘했어도 우리 대한민국 주택 문제 이렇게까지 안 됐다. 결국 우리가 원하지 않게 집값만 상승됐다. 기분은 좋다. 그러나 세금 청구서가 들어온다. 우리가 집값을 올린 것도 아닌데 세금을 다 내야 한다. 하나 밖에 없는 내 집이 왜 세금 덩어리가 돼야 하나. 그래서 부동산 지옥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잘 정리하는 시장이 제대로 일하는 시장이다.
부동산 정책 외에 구상하고 있는 공약은 무엇인가.
제가 청년들에게 두 가지 특권을 줘야 한다고 했는데 하나는 일하고 창업할 수 있는 특권이다. 권리로도 부족해서 특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 마음껏 사랑하고 결혼할 수 있는 특권이다. 그 플랫폼을 만들겠다.
서울시장 선거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박원순 전 시장의 10년을 경험하고 나서 본 결과는 서울시가 비전이 있는 도시로 발전하는데 오히려 상당히 정체되거나 후퇴했다는 것이다. 서울과 비교되는 세계의 다른 도시들은 계속 성장하고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서울의 경쟁력이 지금 70위 밖으로 서울의 도시 경쟁력이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다, 대국이라고 하면 수도 서울을 세계 5대 중심도시로 겨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에 대한 전략과 비전을 갖추고 있는 서울시장이 없었다. 서울의 진짜 미래를 대비하고 준비하는 시장이 나와야 할 때가 됐다.
당내 대선후보가 나서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요즘 국민들이 미스터트롯(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많이 본다. 미스터트롯을 보면 기성 가수들 뺨칠 정도로 노래를 잘하는 가수들이 흙속에 묻혀있었다. 저는 그렇게 준비된 진짜배기 찐 후보, 찐 시장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출마하는 사람들의 기준이 이름값의 근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울시민들은 이제 다른 사람들 보고 싶어한다. 새로운 사람, 그리고 가급적이면 제대로 일할 사람을 보고 싶어 한다. 저는 대선후보도 다 좋지만 서울시장을 하려거든 자기의 생각, 비전 보따리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그 사람의 이름값이 아니라 그 사람이 하겠다는 비전이 얼마나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서울의 미래와 관련해서 얼마나 값어치 있는 이야기를 하는가를 봐야 한다.
야권 내 다른 후보와 비교해 자신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저는 30대 초반에 청와대 경험을 했었고, 공공기업, 공공기관을 운영한 경험도 있다. 국회에서 재선 의원을 하면서 국정 전반을 둘러보기도 했다. 서울도 광역지자체로서 중앙정부와 예산 협상을 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제가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한 경험이 가장 많다. 그리고 강북 지역 출신이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 표를 많이 얻게 되면 상당히 유리한 지점에서 승부를 볼 수 있는, 아주 강력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 저를 진정으로 아는 분들은 ‘김선동이 진짜배기 일꾼’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그 불모지에서, 그 험지에서 당선된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제 지역구보다 훨씬 더 좋은 토양에서 선거를 하는 것인데 그런 승부는 제가 자신이 있다.
민주당 후보로 언급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선거는 상대방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와 서울시민들 간의 얼마나 공감을 해낼 수 있느냐 거기에 승부가 달려있다. 여당 후보들과 제가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제대로 토론하고 붙어봤으면 좋겠다. 잘 준비해서 나와 줬으면 좋겠다.
향후 범야권 후보 연대를 위한 경선에 나설 의향이 있나.
이번 선거는 야권에게는 중요한 선거다. 야당이 이번에 반드시 견제세력으로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범야권 후보 단일화도 흔쾌히 찬성한다. 후보 이름값이 아니라 토론해서 누가 정말 제대로 된 일꾼인지 볼 수 있는 기회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좋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평가는 어떠한가.
사실 저는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했던 사람이다. 전국위원회에서도 반대 토론을 했다. 결국 우리 당원들이 비대위 체제를 받아들이는 결정을 했다. 그런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 저라는 사람을 사무총장이라는 중요한 자리를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제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같이 함께 했다. 저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생각, 그리고 당을 살리려는 노력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비대위라는 것은 수술대 위에 환자다. 우리가 이것을 잊어버리면 안 된다. 비대위 체제를 선택했으면 우리가 김종인의 시간을 인내하면서 지켜봐야 한다. 우리가 힘들더라도 변화를 통한 중도의 확장 노력을 충분히 인내심을 갖고 해야 한다. 인내하면서 중도 확장의 변화 시간을 갖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다.
당내 이견으로 김종인 위원장이 추진하려는 법안 현실화 어렵다는 지적도 있는데.
제가 사무총장을 더 하면서 뒷받침했더라면 하는 마음 속의 아쉬움과 송구함 같은 것이 있다. 우리 당이 앞으로 확장성 있게 나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뒷받침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정강정책을 한 10가지 바꿨다. 이런 것에 대해 우리당에서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제가 4개월 보름 정도 사무총장을 했는데 그때 일을 많이 했다. 당사를 사고 당헌당규 개정하고 총선 백서를 만들고 여러 가지 특위도 만들었다. 약자와의 동행, 국민통합위원회도 당의 정식기구로 만들었다. 이제부터 그것을 내면화하고 반석 위로 올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남은 것을 잘 완수해주기를 바라고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저는 서울시민들이 서울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누가 진짜배기 일꾼인지, 누가 갖춰진 후보인지, 누가 충심을 다해서 서울만을 위해 뛸 시장 후보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1년 하고서 대선을 바라보는 '대선 바라기'가 서울을 맡게 해서 서울시의 미래를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서울시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찾으면 김선동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출마 선언할 때도 '서울에는 새 바람이 필요합니다, 서울에는 김선동이 있습니다'라고 한 것도 그런 뜻을 담아서 말씀드린 것이다.
김선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