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한동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와 쟁점 법안 입법 국면을 종료하고 '방민경(방역·민생·경제)'으로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종결에 반발하며 여론전을 통해 정부·여당에 대한 총력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14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당은 곧 당의 모든 인력과 자원을 모아 코로나19 방역과 민생 안정, 경제 회복에 진력하겠다. 그것을 우리는 방민경으로 압축해 부른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서 무의미한 여야간 정쟁을 이어가기보다는 방역과 경제·민생을 챙겨야 할 때라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신속진단키트를 활용해 전국민이 자가검사를 진행하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검체 체취 행위는 의료법상 어려우나 위기에는 기존 체계를 뛰어넘는 비상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당 정책위원회가 정부 및 전문가와 협의할 것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또 생활치료센터 및 병상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종교계 등 민간에도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관련해 여의도순복음교회, 명성교회, 사랑의교회, 광림교회, 강남침례교회 등 5개 대형교회가 기도원와 수양관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키로 했다.
더불어 경제·민생 입법 역시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이해충돌방지법,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4·3특별법,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등 정기국회 내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에 대해서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특히 중대재해법의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를 강조하며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상임위에서 잘 조정되기를 바란다. 복수 법안의 병합심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향후 여당을 향한 투쟁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금까지 필리버스터와 1인 시위 등을 통해 대국민 여론전에 나섰지만 이후 투쟁 방식에 대해서는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한 상황이다.
당 내부에서는 일단 원내 시위를 중심으로 한 '대국민 여론전'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장외투쟁 등을 바탕으로 한 극단적 방식에는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필리버스터가 종결되면 따로 한번 모여서 (투쟁 방식을) 논의하려고 한다. 지난번에 진행한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 등을 포함해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청와대 1인 시위를 전국적으로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일단 공수처와 코로나19 등 현안별 대응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주 예정된 인사청문회 국면에서도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자 정부가 뒷북 방역으로 사태를 막지 못하고 있다며 집중 공세를 펴고 나섰다. 공수처 출범과 관련한 현안에 대해서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로 옮겨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종결 찬반 투표가 가결 된 뒤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