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윤 기자] 10월에 이어 지난달 수출물가가 3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국내 수출 기업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91.96으로 전월대비 0.8% 하락했다. 8월부터 넉 달 연속 하락하는 등 지난 1984년 12월(91.09) 이후 35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4.9% 감소하는 등 18개월 연속 하락세다.
수출물가를 바닥까지 끌어내린 데는 환율 하락의 영향이 컸다. 11월 원달러 평균환율은 1116.76원으로 전월(1144.68원)대비 2.4% 하락했다. 수출물가는 원화기준으로 집계되는 관계로 환율이 하락하면 상품 가격도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1.4%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배(-2.4%), 냉동수산물(-0.4%)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0.9% 하락했다. 또 플래시메모리(-4.7%), D램(-2.4%) 등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와 RV자동차(-2.2%)를 포함한 운송장비가 각각 1.1%, 2.2% 하락하는 등 전체 공산품을 0.8% 끌어내렸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91.96으로 전월대비 0.8% 하락했다. 사진/한국은행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95.78로 전월보다 0.3% 감소하는 등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10.6% 내려가는 등 10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1.9% 올랐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7.5% 내렸다.
수입물가 하락은 국제유가 상승에도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내린 영향이다. 지난달 두바이 유가(월평균)는 배럴당 43.42달러로 10월(배럴당 40.67달러)보다 6.8% 올랐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1.5% 하락했다.
원재료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3.3% 상승했으나 중간재가 1.2%, 자본재 및 소비재가 각각 1.9%, 1.7% 하락했다.
강환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이달에도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j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