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 시절 2016년 5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를 두고 “걔(피해자 김군)만 조금 신경 썼으면 사고 안 났을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음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변 후보자의 지인 채용 논란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비뚤어진 노동관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SH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2016년 6월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 회의록'의 내용 일부. 자료/김은혜 의원실 제공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SH공사 회의록을 인용해 변 후보자가 지난 2016년 6월30일 개최된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 회의에서 구의역 사고와 관련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며 김군 개인 과실로 일어났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변창흠 후보자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라면서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당시 사고 책임 문제를 두고 여론의 비판이 거셌던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두둔한 발언으로 변 후보자는 "마치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발언했다.
서울메트로 외주업체 소속의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김모(당시 19세)군은 지난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내 스크린도어를 홀로 수리하다가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사건이 부실한 관리·감독에 따라 발생한 인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적 공분이 더욱 커졌고 비정규직의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서울메트로 전 대표에게 벌금 1000만원을 확정했다.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작업 이행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도록 지휘·감독했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변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김은혜 의원은 “총체적인 시스템 부실이 초래한 인재 참사를 두고 업체 직원이 실수로 사망한 것으로 치부하는 등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변 후보자의 SH사장 시절 행보와 구의역 김군 관련 시각은 문재인 정부가 표방했던 국정철학과 궤를 달리할 뿐 아니라 국민 정서에도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최근 전세대란과 공공임대주택 논란과 관련해 오는 23일에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이 변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 논란은 큰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외에도 변 후보자는 SH사장 시절 업무성과가 뛰어난 일부 비정규직 사원의 무기계약직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신의 제자를 채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