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위해 내년 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조사단을 파견한다. 다만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지 1년여가 되어가는 시점에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WHO가 중국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이어져 온만큼 조사단 파견으로 정확한 기원을 밝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4월 16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상가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식료품을 사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독일 정부 산하 로버트코흐연구소의 생물학자인 파비안 린데르츠 박사는 "전염병학자와 수의학자 등으로 구성된 10명의 다국적 전문가팀이 우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바이러스 전염 시기와 우한이 진원지가 맞는지 여부 등을 알아내는 것을 목표로 4~5주간의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동물에게서 인간으로 바이러스 전염이 이뤄진 곳으로 추정되는 우한의 수산시장을 방문하고 박쥐 등 숙주일 가능성이 있는 동물의 샘플도 채취한다는 계획이다.
린데르츠 박사는 "이번 조사는 중국 현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에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책임 있는 국가를 찾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코로나19 정치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의 연장선에서 서방국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중국 책임론'을 일축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5월 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떻게 동물에서 인간으로 건너간 것인지 규명하라는 회원국 요구에 따라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나섰다. 이후 WHO가 7월 중국 베이징에 조사팀을 파견했지만 정작 첫 감염이 시작된 우한에는 보내지 않아 국제 사회의 비판이 제기됐다. WHO가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중국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는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집단 발병이 처음으로 공식 보고된 이후 전세계로 급격히 전파됐다. 다수의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박쥐 같은 야생동물에서 기원해 인간에게로 넘어온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바이러스의 최초 생성 기원을 두고는 국제사회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