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중국이 내년부터 고체폐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 환경당국도 선제적 대비에 돌입한다. 현재로서는 우리나라 폐기물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도 ‘공급과잉 가능성’에 대한 대책 마련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중국이 모든 고체 폐기물의 수입을 금지(고체폐기물환경오염방지법)하는 만큼, 폐기물 품목별로 우리나라 시장 영향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가동한다.
중국은 2017년 이후 자국 내 환경보호를 위해 '고체폐기물법'을 개정하고 관련 행정법규를 제정하면서 수입폐기물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내년부터는 모든 고체폐기물을 수입 금지할 예정이다.
국내 폐기물 수출시장 영향을 살펴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폐기물량은 연간 1만4000톤이다. 이는 2017년 말 중국의 폐기물 수입규제 강화 이후 93% 감소한 양이다.
생활계 폐플라스틱은 2018년부터 중국으로 수출이 중단된 상황이다. 생활계 폐플라스틱 수출품은 전량 사업장폐기물(슬래그·분진 등)로 배출자 책임 아래 국내 또는 제3국으로 처리돼 시장에 직접적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또 폐지의 경우도 2020년 대중국 수출량은 2018년 이후 95% 감소한 1만5000톤(2020년 1~10월 기준)에 불과해 폐지 중국수출 중단에 따른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는 국제 폐지시장에서 그간 중국으로 수출되던 폐지가 수요처를 잃으면서 2021년 상반기에는 2020년에 비해 약 3~5% 가량 폐지의 공급과잉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환경부는 내년 상반기 국내 폐지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수거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국내·외 폐지시장 유통량, 가격 등을 집중 감시하고, 공공비축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 강구할 계획이다.
제지업계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폐지 수급관리위원회(가칭)'를 발족해 국제시장 동향, 계절요인, 가동률 등에 따라 수시로 변동하는 국내 폐지 재활용 시장의 수급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제폐지 단가가 하락할 경우 저품질의 폐지가 무분별하게 국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제지업계와 함께 2021년 상반기 수입폐지 적정 수급계획을 마련하는 한편 1분기에는 수급상황에 따라 수입폐지에 대한 이물질 검사도 강화할 방침이다.
폐지 적체가 발생하는 경우 한국환경공단 유휴부지(6개소, 약 4만3000톤 보관가능) 및 건설중인 공공비축창고 3개소(1만톤 보관) 등을 활용해 제지사 선매입을 통한 비축사업도 즉시 시행되도록 연말까지 비축계획을 수립·확정할 계획이다.
홍동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중국 등 주요국의 폐기물 수입규제 강화로 인한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국내 시장의 불안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18일 환경부는 내년 1월부터 중국이 고체 폐기물의 수입을 금지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시장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재활용업체에 쌓여있는 폐지. 사진/뉴시스
세종=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