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아쉬움만 남긴 '착한 프랜차이즈'

입력 : 2020-12-24 오전 6:00:00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았는데 착한 프랜차이즈가 먼저 종료돼 아쉽네요.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한 몇 안 되는 정책이었는데, 실효성 있는 혜택이 마련됐다면 더 활성화됐을 겁니다”
 
올해를 끝으로 종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 제도를 두고 프랜차이즈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목소리가 연일 나오고 있다.
 
착한 프랜차이즈 제도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가맹본부가 일정기간 가맹점의 로열티를 인하·면제해주거나 필수품목 공급가격 인하, 광고비 지원 등을 지원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인증해주는 제도다. 이 제도는 올해 한시적으로 운영된 정책으로 이달 초 최종 신청이 마감된 만큼 연장없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착한 프랜차이즈 도입 초기 170개 가맹본부가 신청에 나서면서 흥행할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 흐지부지 끝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 가맹본부는 총 265개다. 이는 지난해 기준 전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5175개 가운데 5% 수준이다.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몇 개 안 되는 지원 정책임에도 구미가 당길만한 유인책이 없었다는 게 흥행참패 요인으로 거론된다.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을 받은 가맹본부는 정책 자금 지원시 우대 혜택이 부여된다. 구체적으로 산업은행,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는 금리를 0.6%포인트, 중소기업진흥공단은 0.3%포인트 낮춰준다. 신용보증기금은 보증료율을 0.2%포인트 우대한다.
 
하지만 대출 한도가 다 찾거나 대출이 당장 필요하지 않은 가맹본부에게는 이 혜택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이보다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을 받은 가맹본부에게만 부여하는 특별 대출이나 법인세 인하 등 세제혜택을 부여했다면 지금보다 정책이 활성화됐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착한’이라는 프레임을 정무적으로 활용하다보니 정책 설계를 조급하게 진행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착한 프랜차이즈라는 단어가 처음 정부로부터 나오게 된 건 ‘착한 임대인 운동’이 나온 이후 3월부터다. 코로나19 사태로 가맹점주들이 고통을 호소하자 자발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고통 분담에 나선 가맹본부를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프랜차이즈업계 내부에서는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 제도가 정부로부터 상생 브랜드로 인증을 받는 것인 만큼 브랜드 제고 효과가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 좋은 정책이라고 평가 받는 제도가 매력적인 유인책이 없어 지속되지 못하고 종료되는 게 아쉬울 뿐이다.
 
유승호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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