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입시비리' 정경심 교수 징역 4년 법정구속(종합)

법원 “공정한 경쟁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실망 줘…엄중 처벌 불가피”

입력 : 2020-12-23 오후 5:57:38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딸 입시를 위한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23일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교수에 대해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추징금 1억3894억4490원도 아울러 명령했다.
 
재판부는 입시비리와 보조금 사기,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 증거인멸 등 4개 부분으로 나뉜 22개 혐의 중 17개 혐의를 유죄로 봤다.
 
우선 정 교수 딸 조민 씨의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 발급 등 입시 비리 혐의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입시 비리 관련 범행으로 딸이 서울대 의전원에 1차, 부산대 의전원에 최종 합격하는 실질적인 이익을 얻게 됐고, 오랜 시간 성실히 준비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서울대 의전원과 부산대 의전원에 응시했던 다른 응시자들이 불합격하는 불공정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입시 비리는 해당 기관이 원하는 인재를 공정한 절차에 의해 선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기관의 업무를 방해한 것일 뿐만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많은 사람에게 허탈감과 실망을 야기하고, 우리 사회가 입시 관련 시스템에 대하여 갖고 있었던 믿음과 기대를 저버리게 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그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입시 비리 관련 사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엄정한 처벌 요구와 실제 유사한 사건들의 형량을 비교하여 보더라도, 피고인이 저지른 입시 비리 관련 범행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조씨의 인턴 활동 증빙서류 일체를 허위로 봤다. 조씨가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작성된 논문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그가 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에서 했다는 인턴 활동도 실제로는 없었고,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아쿠아펠리스 호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인턴, 동양대 보조 연구원 활동과 2013년 총장 표창장도 허위경력이라고 봤다. 다만 2012년 동양대 표창장 부분은 조씨가 실제로 받지 않았다고 보고 무죄 판단했다.
 
코링크가 인수한 2차전지업체 WFM 호재성 미공개 중요정보를 얻어 주식 12만주를 매수한 혐의 중 10만주에 대해서도 유죄로 봤다. 나머지 2만주는 코링크가 매수한 것을 전매취득해 무죄로 봤다.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취임 당시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재산등록 의무를 덜기 위해 주식과 파생상품 거래 사실을 은폐한 혐의와 타인 명의 계좌로 재산내역을 은폐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가 선고 됐다.
 
딸 조씨가 활동하지 않은 동양대 연구 보조원 수당 320만원을 편취한 점도 사기죄 고의가 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코링크 관련 증거인멸교사는 임직원에게 지시해 유죄로 봤지만, 자택과 사무실 PC 은닉 교사는 김경록씨와 공동정범으로 인정해 무죄 선고했다.
 
정 교수가 허위 컨설팅 계약으로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 씨 횡령에 가담했다는 혐의는 무죄도 무죄로 결론 났다. 재판부는 정 교수가 코링크 프라이빗 에쿼티(코링크)에 지급한 10억원을 투자금으로 봤다. 블루펀드 출자 예정액을 금융위원회에 거짓 보고한 혐의도 책임자가 달라 무죄가 선고됐다.
 
정 교수는 이날 선고가 끝난 뒤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됐다. 정 교수는 즉시 항소 계획을 밝혔다. 정 교수 변호인 김칠준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의 입증 노력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고 검찰 논리 그대로 유죄가 인정되는 것을 보면서 적잖이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항소심에서 다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1심 선고결과를 반겼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이 사건을 국민들께서 지켜보고 계시는 것을 잘 알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와 공판에 임하고 있다"면서 최종적으로 죄와 책임에 맞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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