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오는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당헌·당규를 조정해 제3후보에 길을 열어두기로 했다. 박주민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으면서 기존의 박영선·박주민·우상호 3파전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국민의힘 역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로 경선 규칙 수정이 불가피해져 경선룰 결정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4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입당만 하면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수정했다. 기존대로라면 입당 후 최소 6개월 동안 당비를 내야만 공직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주어졌지만 해당 규정을 삭제한 것이다. 경선룰의 경우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합산, 여성 가점 조항이 유지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해당 규정을 수정한 것은 제 3후보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당이 6개월 당비 사안을 수정한 것은 제 3후보에게도 기회를 주기위해 결정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로 현재 민주당 내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인물은 우상호 민주당 의원 밖에 없다. 여당 내 여론조사 1등을 달리고 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출마를 고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출마가 예상됐던 박주민 의원은 불출마 쪽으로 가닥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의 당헌·당규 수정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우상호·박영선 두 후보의 경선이 유력해 자칫 경선의 컨벤션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제3의 서울시장 후보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거론되고 있다. 다만 김 전 부총리의 지지기반이 부족해 경선 통과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출마를 결심할 리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 역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룰을 놓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마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1등을 달리면서 단일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관련해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첫 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시킨다는 대의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해야 한다"며 "누구라도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경선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모두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경선을 준비하겠다"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는 범야권의 플랫폼이 되겠다. 만일 이 대의에 동참하지 않으면 정권 심판을 원하는 국민들의 분노를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와의 단일화 방식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지만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루는 방식과 여론조사 100%를 활용한 야권 플랫폼 방식이 거론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