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시장 승기 잡았나…남은 변수는

안철수·국민의힘 단일화가 분수령, 방역·사면론도 표심 영향

입력 : 2021-01-06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새해를 맞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선거 초반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이제 선거일까지 90여일 남은 상황에서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의 야권 단일화는 선거 승패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정부여당의 코로나19 방역 성과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다. 안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과 국민의힘 측 이혜훈·김선동·이종구·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출마의사를 밝혔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안 대표와 견줄만한 후보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일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야권의 단일화 성사 여부 등이 선거 향배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등판을 예상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안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힘에서는 안 대표에 대항할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국민의힘은 본경선에서 100% 일반시민 여론조사 진행 방안을 검토하면서 안 대표의 경선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야권 단일화를 꼽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야권이 후보 단일화가 안 되면 여당을 못 이긴다"며 "단일화가 안 될 경우 여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7~80% 이상이다. 반대로 단일화가 되면 야당이 이길 확률은 7~80% 이상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안 대표의 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힘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느냐는 것과 단일화를 위한 경선룰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대처도 변수다. 코로나19 방역에서 성과를 나타낸다면 여당이 선거에서 힘을 받겠지만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부여당 심판론이 부각되면서 야권에 유리한 선거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임대료 지원, 백신 보급 여부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방역은 가장 유동적인 변수"라며 "4월7일 선거를 앞두고 3월에 들어섰을 때 상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부동산 정책에 따른 성과에 따라 여론의 향배도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현 상황에서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문제는 결과를 갖고 정책의 성과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선거기간 동안 정책적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정책은 지자체가 아닌 정부가 주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장 후보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다. 홍 소장은 "여당의 경우 부동산 문제는 더 악화되는 것을 막고, K방역을 복원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방역 대처와 부동산 문제 해결 여부는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 지지율의 추이도 변수로 꼽힌다. 박 교수는 "2, 3월까지 문재인정부의 지지율이 중요하다"며 "현 정부의 지지율은 결국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당락과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대로 K방역, 부동산 문제가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럴 경우 정권심판론이 탄력을 받기 때문에 안철수 대표로서는 날개를 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지만 막판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교수는 "2월이나 3월 정도에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최종심에서 결정이 난다고 하면 3월 정도에 이낙연 대표가 물러나면서 사면을 제안한다면 변수가 될 것"이라며 "특히 서울에는 영호남 대립도 있지만 중도층이 있다. 통합으로 한번 가보자는 데 여론이 쏠리면서 여당에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디지털 집현전 구축 온라인 정책간담회에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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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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