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확보' 코로나 백신, 콜드체인에 쏠리는 시선

초저온 운송 기술 필수적…다양한 분야 기업들 움직임 분주

입력 : 2021-01-06 오후 3:40:58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1분기 도입이 시작되는 아스트라제네카 품목을 시작으로 총 56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 국내 물량이 확보됨에 따라 운송과 유통 준비를 위한 국내사들의 준비가 활발해 지고 있다. 이달 보건당국이 유통 사업자 선정을 앞둔 가운데 저마다의 경쟁력 제고에 분주한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보건당국의 국내 도입 백신 유통사 선정을 앞두고 이를 기회로 맞이할 기업이 누가 될지에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새롭게 열리는 시장의 선점을 위해 저온 운송 기술력이 바탕이 돼야 하는 만큼 각사별 역량 강화를 위한 담금질이 한창이다. 
 
지난달까지 국내 최대 보건현안은 코로나19 백신의 확보였다. 아직 국내사 개발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은 탓에 해외 품목에 의존해야했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 품목의 경우 상대적으로 빨리 도입 계약과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한 국내 생산을 확정지었지만, 1000만명분에 불과했다. 때문에 백신 확보를 위한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막바지 노력 끝에 연말 얀센과 모더나, 화이자 품목 등 총 4개사 56000만명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관심은 국내 유통 사업자 선정으로 쏠리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품목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CMO) 하기로 하면서, 다른 품목들에 대한 국내 생산 여부도 관심이 큰 상황이지만 대상 기업은 물론, 국내 생산 여부마저 확실한 상황이 아닌 만큼 확신이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유통의 경우 국내 생산 여부를 떠나 도입 이후 누군가는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되는 만큼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 도입되는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위한 핵심 역량으론 '저체온유통체계(콜드체인)'가 꼽힌다. 국내 도입 백신 가운데 화이자와 모더나 품목은 mRNA백신이다. mRNA백신은 또 다른 코로나19 백신 종류인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 대비 제조가 쉬워 단기간 내 대량 생산할 수 있고, 양사 품목 모두 95% 이상의 높은 면역률을 기록하며 효능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불안정성이 높아 초저온 유통이 필수적이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모더나 백신의 경우 20도에서의 보관이 필요하다.
 
그동안 국내 역시 백신 유통을 하며 냉장 유통을 진행해본 경험은 있지만 초저온의 냉동 유통 경험은 거의 없는 상태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백신 도입이 확정되고도 초반 접종에 애를 먹고 있는 이유도 콜드체인을 활용한 통한 유통망이 미비하다는 데 있다. 때문에 국내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위한 기업들의 콜드체인 구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물론, 타 영역의 기업들 역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아이큐어(175250)는 지난해 10월 백신 수입 유통 및 콜드체인 물류 부문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 해왔다. 지난달에는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 목적에 백신 및 항체를 추가하고, 글로벌 콜드체인 전문 기업 브링스글로벌 한국지사와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브링스글로벌 측은 바이오의약품 운송 경험을 보유한 데다 극저온운송도 가능한 기업이다. 
 
백신 및 전문의약품 유통기업인 송정약품 인수를 마무리한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하우스 기업 아이텍(119830) 역시 백신유통 및 콜드체인 플랫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백신 유통과 배송에 오랜 경험을 축적한 송정약품과 독보적 콜드체인 ICT기술과 플랫폼을 보유한 동우텍의 협업체제 구축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업계 파트너들과 협력에 콜드체인 공동물류센터 구축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IT와 물류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에스디에스(018260)(SDS)는 강점인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활용해 위치추적부터 정온 관리 등이 모니터링 가능한 백신 유통을 준비 중이다. 최근 국내 대표 저온 냉동시설 보유기업 한국초저온,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의약품 전문운송 자회사 용마로지스와 함께 백신 유통을 위한 모의시험까지 진행했다. 각사 강점이 뚜렷한 만큼 사업이 본격화 될 경우에도 협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역시 의약품인 만큼 운송을 위해 기본적인 관련 지식이 필요하지만, 콜드체인이 헬스케어 영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만큼 다양한 영역의 기업들이 인프라만 구축한다면 단독 또는 협업 형태로 진출 가능한 상황"이라며 "다만 기존 백신 수요를 크게 상회하는 물량의 유통이 점쳐지는 만큼 단순 콜드체인 뿐만 아니라 이를 유지관리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옥석가리기 역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도입이 확정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mRNA백신 특성상 불안정성이 높아 초저온 유통이 필수적이다. 사진/AP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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