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저소득층 영유아와 임산부 등에게 친환경 농산물로 영양분을 보충해주는 서울시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업무를 담당하던 산하기관이 수익성 등을 이유로 떨어져 나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간 기업으로 대체했지만 '임시변통' 성격이 강하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먹거리시민위원회 내 기획조정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임산부 및 영유아 영양플러스사업'을 논의했다.
영양플러스사업은 보건복지부 정책으로, 저소득층 72개월 미만 영유아, 임산부·출산부·수유부에게 영양 보충을 해주는 내용이다. 서울시의 경우 10년 동안 유기농과 무농약 등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사업을 진행해오던 산하 농수산식품공사(공사)가 수익성 등을 이유로 들어 지난해를 끝으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그나마 사회적기업 청밀과 1년 계약해 친환경 품목을 어느 정도 확보하기는 했지만, 향후 보다 안정적인 기관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사의 복귀를 바라는 이유는 전문기관이기 때문이다. 농산물 유통시설, 저온창고·작업장 등을 보유했고 농산물 수급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단가를 높여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하면 기존 수혜 인원당 혜택이 감소하고 현재 1500명을 초과한 대기자가 추가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시장가가 공사의 계약가보다 최대 50% 비싸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먹거리시민위원회 위원들은 사업의 친환경 전환을 촉구하는가 하면, 서울시의 적극적인 대안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아쉬워했다. 이들은 상황 실태파악 후 긴급회의를 열어 추가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비판은 외부에서도 나온다. 이보희 전국먹거리연대 집행위원장은 "공사가 사업 중단을 통보한 게 지난해 2월인데 서울시는 사업 시행 공고를 11월에 내는 등 어떤 노력도 없이 안일했다"면서 "먹거리 취약계층 정책을 고 박원순 서울시장 유고 이후 포기해버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한탄했다.
지난해 6월16일 서울 강동구청 제2청사에 마련된 '싱싱드림 무인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친환경 채소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