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전통 강자 관계사들이 기대주에서 '형만한 아우'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 수혜와 각 사별 강점을 기반으로 1년 새 기업가치가 껑충 뛴 모습이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함께 '셀트리온 3형제'로 불리는 셀트리온제약은 그룹내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케미컬의약품의 개발, 제조 및 판매를 주요사업으로 하는 계열사다. 때문에 이미 조단위 매출을 넘나드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매출 규모와 시가총액 규모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그룹 맏형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그룹 케미컬사업 강화에 탄력을 받았다. 셀트리온의 코로나 항체치료제는 현재 국산 치료제 가운데 가장 빠른 진전을 보이며 허가가 임박한 상태며, 지난해 6월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케미컬의약품 사업부문을 3300억 규모에 인수한 바 있다. 이에 따른 기대감에 지난해 1월10일 3만8450원이던 주가가 이달 11일22만2400원으로 478% 급등하며 단숨에 시가총액 8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동일 호재와 바이오시밀러의 여전한 강세에 111% 증가한 셀트리온의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내사 품목 중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는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생산라인. 사진/셀트리온
GC녹십자의 세포치료제 사업을 양수해 해당 분야 치료제 개발 및 수탁검사를 위한 검체 운반 및 영업을 주력으로 하는 녹십자랩셀도 녹십자의 혈장치료제가 긴급사용신청 승인을 통해 이미 의료현장에서 사용 승인만큼코로나19 관련 기대감에 급등한 경우다.
녹십자가 자체 치료제 개발뿐만 아니라 감염병혁신연합(CEPI)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녹십자가 국내 도입이 확정된 모더나 백신의 생산 또는 유통 후보자로 거론되며 바이오 물류사업을 영위 중인 녹십자랩셀의 가치도 재조명 받는 분위기다. 회사 측은 해당 내용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밝힐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일축한 상황이지만, 콜드체인 중요성이 부각됨과 함께 수혜를 입었다. 이에 따라 녹십자랩셀의 주가는 11일 기준 지난해 같은 시기(3만5500원) 대비 221% 증가한 11만4000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 속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고 꼽히는 녹십자의 상승폭 196%을 상회하는 기록이다.
항생제 및 면역억제제 등 원료의약품 생산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종근당바이오도 같은 기간 2만9050원에서 7만6000원으로 162%의 주가 상승을 기록한 상태다. 역시 맏형격인 종근당의 상승률 130%을 넘는 수치다. 이달 임상 결과 도출이 기대되는 종근당의 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종근당바이오의 경우 셀트리온제약이나 녹십자랩셀의 경우처럼 기대감을 모으던 호재들이 실제 결실로 이뤄졌을 때 기대되는 수혜와 달리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상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원료 및 완제 역시 생산하고 있어 기업가치 잠재력은 충분히 인정받아 왔지만 지난달 주가가 10만원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에 내부적으로도 명확한 원인을 꼽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 속 주목받은 국내 주요 헬스케어 기업들의 관계사인 데다 시가총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기대감 반영이 더욱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관계사의 성과가 결실을 맺는다고 해도 반드시 기업가치 상승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닌 만큼 대형사라고 해도 신중한 분석과 접근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 소속 연구원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종근당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