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 자금지원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확장적 재정론도 힘을 얻고 있다. 경기침체를 타개할 기업 운영자금 투입, '코로나 불평등' 해소 지원, 보편적 재난지원금 이슈 등이 산재해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국민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말자'라면서 확장적 재정을 주창했다.
13일 경기연구원은 '재난기본소득 정책효과 분석 연구'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모든 국민에게 지원된 1차 재난지원금의 소비효과를 분석한 후 보편적 재난지원금의 경제적 효과가 선별적 지원금보다 더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돼 경제충격이 재발하면서 재차 소비진작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소비 진작 목적의 재난지원금을 설계할 경우에는 보편적 지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2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방역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연구원이 이재명 지사의 싱크탱크라는 점에서 이번 보고서는 사실상 '일시에 많은 자금을 지출하더라도 결과적으로 경제 효과가 우수한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라는 이 지사의 확장적 재정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지사가 확장적 재정을 주창한 건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선 기업이건 국민이건 숨통을 틔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는 이미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중소기업 육성에 2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또 도민 1인당 10만원의 재난지원금 지급도 검토 중이다. 지원금은 지방채를 내서라도 실현하겠다라는 게 이 지사의 의지다.
이 지사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서도 "다른 나라가 곳간을 풀어서 국민을 살리는 동안 곳간이 넉넉한 우리나라는 곳간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라면서 "확장적 재정은 불가피하고,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 재정을 확장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4일에도 국회의원 300명 전원과 기획재정부에 확장적 재정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 지사는 편지에서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재정정책을 통해 소비를 촉진시킴으로써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라면서 "그렇게 해도 재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으며 이를 통해 구조적 저성장과 코로나19 위기 극복, 양극화 완화 등의 성과를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지사는 보편적 재난지원금 외에 정부의 영업제한 조치 등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별도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로나피해 구제법'을 발의했는데, 방역지침으로 규제를 받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손실을 정부가 '보상'해주는 것"이라며 "'재정 건전성'이라는 미명 아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왔던 서민들을 낭떠러지로 내몰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 지사가 주장을 너무 앞세운 탓에 기재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도 엿보인다. 일각에선 여권 대선주자가 현 정부 기조를 비판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지사는 최근 일주일 동안에도 기재부를 향해 "조금 험하게 표현하면 게으른 것 아니냐", "곳간 지키기식 재정정책은 시대에 뒤떨어질뿐더러 본말이 전도된 접근" 등의 표현을 쏟아내며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정부 실무자들을 비판한 바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