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신동빈…사장단 회의서 '혁신' 강력 주문

"변하지 못하면 포트폴리오 조정 검토해야"…과감한 사업 재편 이뤄질 듯

입력 : 2021-01-14 오후 3:04:29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핵심 경영진에 부진했던 실적을 지적하며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했다.
 
CEO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사업 혁신에 나서야 한다며, 자신부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외 경기 침체로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롯데가 위기를 딛고 도약할지 주목된다.
 
신 회장은 지난 13일 오후 ‘2021년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에서  "그 어느 때보다 경영지표가 부진했고, 이는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 기조에 따라 부진한 실적을 냈던 그룹 핵심축인 유통과 화학 사업에서 과감한 재편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현재 사업구조 개편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수익성 회복을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116개 점포를  폐점했다.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지 1년도 안 된 상황에서 목표의 절반을 달성했다. 경영 효율화를 위한 체질 개선 작업을 위해 그룹 쇼핑몰 사업을 담당해온 롯데자산개발이 롯데쇼핑으로 흡수됐고, 롭스 사업 부문은 해체해 마트 산하로 재편됐다. 롯데쇼핑은 다음 달에 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하던 롯데월드몰 잠실점과 롯데몰 6개 점포를 인수해 맡게 된다. 
 
사진/뉴시스
 
화학 부문에서는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전기차 배터리 소재 관련 투자와 연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단독 면담을 하고 미래차 소재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뒤늦게 전기차 배터리 소재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롯데캐미칼로서는 현대차와 협력을 통해 모빌리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다. 이는 비전 달성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실행력 제고를 주문한 신 회장의 기조와도 통한다. 
 
신 회장이 ESG 경영에 대한 전략적 집중을 강조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실행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지주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ESG 평가에서 통합 B+를 받았다. 신 회장은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과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상반기 VCM을 주재 중인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지주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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