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7일 서울시정 1년을 책임질 새로운 서울시장을 선출한다. 3개월도 채 남지않은 이번 선거에 정치권은 일찍이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보궐시장의 판도는 문재인 정부 지키기와 심판론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970만 서울시민의 1년 삶을 책임질 수 있는 각 후보의 정책을 비교·조명하고자 한다. 서울시민들은 각 후보가 내놓은 정책을 통해 더이상 이념 잣대가 아닌 내 삶을 책임질 후보를 선택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①부동산 정책을 시작으로 ②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 ③행정수도 이전 ④청년 정책 ⑤성비위 해결 구상을 각 후보들의 답변을 중심으로 점검해본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으면서 각 후보들이 이번 선거의 최대 포인트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후보들은 주택 공급이라는 공통 분모 속에 공공 주도와 민간 장려, 규제완하 등으로 방법론을 달리했다.
17일 <뉴스토마토>가 여야 서울시장 후보군에 요청한 5가지 정책 질의와 후보가 직접 밝힌 바 있는 부동산 정책을 종합하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주택 16만호 공급',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민간주도 5년 74만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운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내걸었다.
우상호 '공공주도 16만호 공급'
여권 내 유일하게 출마 선언을 마친 우 의원은 이미 부동산 2호 공약까지 발표하며, 정책 선명성을 분명히하고 있다. 그는 △공공주택 △정비사업 △지원방식 △도시재생 △용도지역 △층고제한 등 6대 분야 부동산 정책과 '123 서울하우징'이라는 타이틀의 공급 대책을 공개했다.
우 의원의 핵심 공약은 인공지대 조성을 통한 공공주택 16만호 공급이다. 이를 위해 강변북로와 철도 위에 인공부지를 조성해 토지보상비 없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23 서울하우징'으로는 청년에 10평대 10년, 신혼부부·직장인에 20평대 20년, 장년에 30평대 30년 공약을 내놨다. 청년에게 공공임대주택, 신혼부부·직장인에 공공전세주택, 장년에게 공공자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그는 다만 재개발·재건축 부분에 대해서는 낙후지역 재개발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겠다면서도 투기수요에 대한 행정적 제재방안을 마련해 원주민과 실수요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기업ㆍ자영업자 영업중단 보상보험, 코로나19 시민안전보험 도입 등 서울시민 건강안심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철수 '민간주도 공급'
안 대표는 공급확대와 규제완화를 부동산 공약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 각 후보들이 1년 임기의 이번 서울시장 정책을 내놓은 것과 달리 안 대표는 향후 5년을 이어갈 부동산 정책을 제시했다. 보궐선거 임기 1년과 내년 지방선거 당선자 임기 4년까지 합한 것이다. 그의 목표는 향후 5년간 주택 74만6000호를 공급하는 것이다.
주택 공급에 있어 안 대표는 민간주도형 공급정책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민간주도형 공급정책은 민간에게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가 행정적 지원 등 필요한 것을 지원하고 민간이 위주가 되어서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역세권, 준공업지역 개발과 개발제한구역·공공기관 이전 부지 등을 활용해 3040·5060 세대를 위한 주택 40만호 공급 계획도 제시했다. 민간 공급 정책은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 정비사업이 부진한 지역을 중심으로 민간개발과 민관합동개발방식 등을 추진해 20만 호 공급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세와 관련해서는 공시가격이 오른 만큼 세율을 인하하고 중앙정부가 올린 증세분을 지방세율 인하로 상계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그는 특히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 "고가주택의 기준도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한다"며 "소득이 낮거나 없는 사람들은 종합부동산세를 집을 팔거나 상속·증여 시 낼 수 있도록 이연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차인 보호 조항 개정해 소유자 실거주 요건 완화, 계약갱신 연장하는 횟수만큼 임대인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임대차 3법 개선 △중앙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관련 권한을 일부라도 지방정부에 이양 등을 내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시 부동산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나경원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지난 1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바로 다음날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앞둔 서울 금천구 남서울럭키아파트를 방문했다. 이는 부동산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구상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각종 심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해 신속한 재건축이 가능하게 하겠다"며 "공시가격을 제멋대로 올리지 못하게 하고, 세 부담을 경감시켜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분양가 상한제가 현실과 괴리돼 폐지 목소리가 높은 것 같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폐지하고 그로 인한 개발이익 환수는 같이 철저히 하는 방향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조금 더 활성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나 전 의원은 조만간 부동산 정책을 상세히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금천구 남서울럭키아파트를 방문해 지역 주민 고충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야권 후보들의 경우 출마자가 많은 만큼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내놓기도 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출마선언을 북서울 꿈의숲에서 하며 "북서울숲 개장은 당시 주민들도 만족스러워했고 자랑스러운 강북 지역의 업적 중 하나"라며 "또 보면 장위 뉴타운이 보이는데 잘 되던 뉴타운이 박원순 전 시장의 재개발, 재건축 탄압으로 중단돼 그 상태로 머물러 있다. 전임 시장 실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위치"라고 말했다.
김선동 전 의원은 경부선·경의중앙선 등 서울시내 철도 지하화와 차량기지 이전 등을 통한 신혼주택 5만호 공급을,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한양대역에서 잠실역 약 9km 지상철 구간 지하화 뒤 '하늘 숲길' 조성 및 뉴타운 사업 활성화를 부동산 대책으로 제시했다. 이혜훈 전 의원은 강변도로 덮개 설치를 통한 '한강변 부부 전용 아파트' 공급 및 초고층 복합주거시설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