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경기도가 도민 1인당 10만원씩 2차 재난기본소득(재난지원금)을 주기로 한 가운데 이번에도 현금이 아닌 지역화폐 방식을 통해 지급키로 결정했다. 재난지원금이 반드시 지역 내 소상공인 등에게 쓰여야만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2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 이 지사는 2차 지원금의 액수가 지난해 4월 지급한 1차 지원금과 동일하지만, 이번엔 외국인과 외국국적 동포를 포함해 약 1399만명에게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에 따르면 소요 재원은 1조4035억원 규모다.
특히 2차 지원금은 1차 때처럼 3개월 시한의 소멸성 지역화폐를 통해 지급된다. 이 지사는 "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 가계소득 지원과 소상공인 매출 진작이라는 경제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2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민 1인당 10만원씩의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사진/경기도청
그간 이 지사는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지급을 주장하면서 현금이 아닌 지역화폐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지역화폐 정책에 관해 국책 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경제성 효과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으나 '지역화폐를 통한 기본소득 지급'의 경제적 효과가 현금 지급보다 더 월등하다는 게 이 지사의 설명이다.
이 지사는 이날도 지역화폐를 통해 2차 재난지원금을 주는 이유와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설명하는 데 기자회견의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이 지사는 "어차피 동일한 재정을 지출해야 한다면 한정된 재원으로 효율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소상공인들도 정부에 '현금을 주지 말고 매출을 지원해달라'고 말하는 상황인데, 도민에게 지역화폐를 지급하고 소상공인에게 쓰이도록 함으로써 돈이 돌게 하는 소비 승수효과를 유발하는 것은 소상공인들에게 100만~200만원의 현금을 주는 것보다 훨씬 경제활성화 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지역화폐가 재난지원금을 줬더니 실제 소비로 연결되지 않고 저축이나 주식투자 등으로 전용될 가능성도 차단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일본의 경우 현금으로 지원금을 줬더니 10%만 소비에 쓰고 90%는 저축 등으로 지금까지 갖고 있다고 한다"면서 "지역화폐로 주는 재난지원금은 백화점이나 유흥주점, 복권방, 주식투자 등엔 못 쓰니까 현금보다 불편한 점이 있지만 경제생태계를 튼튼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화폐는 지역에서만 사용토록 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과, 대형 유통기업보다 골목상권에만 사용토록 해 매출을 소상공인에게 이전하는 효과를 동시에 갖는다"고 했다. 경기도가 국회예산정책처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정부의 1차 재난지원금(보편적 지급)으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1.81배였다. 또 경기연구원은 경기도 1차 재난지원금 지급 후 지역화폐 가맹점 매출이 전년 대비 39.7% 늘었다고 밝혔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