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7일 서울시정 1년을 책임질 새로운 서울시장을 선출한다. 3개월도 채 남지않은 이번 선거에 정치권은 일찍이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보궐시장의 판도는 문재인 정부 지키기와 심판론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970만 서울시민의 1년 삶을 책임질 수 있는 각 후보의 정책을 비교·조명하고자 한다. 서울시민들은 각 후보가 내놓은 정책을 통해 더이상 이념 잣대가 아닌 내 삶을 책임질 후보를 선택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①부동산 정책을 시작으로 ②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 ③행정수도 이전 ④청년 정책 ⑤성비위 해결 구상을 각 후보들의 답변을 중심으로 점검해본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청년층의 '코로나 실업'이 가장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들을 위한 구제 방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각 후보들은 주거 안정과 일자리 창출 대책을 근본적 문제 해결에서 찾았다.
20일 <뉴스토마토>가 여야 서울시장 후보군에 요청한 5가지 정책 질의와 후보가 직접 밝힌 바 있는 청년 정책을 종합하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도시 완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청년 안심 주택',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조성을 통한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 오신환 전 의원은 '주거 사다리' 완성을 통한 주거문제 해소를 공약으로 내놨다.
우상호 '안심 공공주택'
우 의원은 청년 정책으로 행정수도 이전과 연결되는 일자리 창출과 청년 안심 주택을 제시했다. 다섯 차례 정책 공약 발표 과정에 제시된 정책들이 청년 정책과 일맥상통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행정수도 이전 관련 정책으로 국회가 비워지는 자리를 경제로 채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 인근지역의 고도제한을 풀고 여의도를 세계적 금융 중심지로 성장시킨다면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 의원은 "지금 홍콩의 정치적 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에 홍콩의 글로벌 금융사들이 이전할 자리를 찾고 있다"며 "유력한 후보지가 서울과 싱가포르다. 경쟁률이 2:1인데 내가 서울시장이 되면 범국가 유치단을 만들어서 단장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정책이 성공한다면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금융사는 젊은이들에게 꿈의 일자리 아닌가. 일자리 수만 개가 생기는데 무엇을 주저하겠는가"라며 "금융사업은 관계망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여의도 한쪽 편에 있는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에게도 기회가 생긴다"고 했다.
청년을 위한 주거 정책은 '살고 싶고 살기 쉬운 123 서울하우징 보급방안'에 담았다. '123 서울하우징'은 청년에게 공공임대주택, 신혼부부·직장인에 공공전세주택, 장년에게 공공자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청년에 10평대 10년, 신혼부부·직장인에 20평대 20년, 장년에 30평대 30년을 제공한다.
관련해 우 의원은 "청년들의 취업난은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고, 대부분 비정규직의 차별을 감내하며 현실에 좌절해 결혼을 포기하는 현실이 됐다"며 "공공임대 주택은 청년을 대상으로 최장 10년 거주, 10평대 입주 할 수 있는 청년 주택으로 '내 사람(결혼)이 생길 때 까지' 청년들이 안심하고 거주 할 수 있는 공공주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살고싶고, 살기쉬운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2차 부동산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철수 '4차 산업혁명'
안 대표는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해 '4차 산업혁명'을 타이틀로 잡았다. 그는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접근을 창업 공간부터 짓는 방식이 아닌 베를린, 런던 같은 스타트업 도시처럼 4차산업혁명과 창업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미래 서울의 산업정책을 △인재 유입 △아이디어 사업화 △자본 유치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어우러지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법으로 추진키로 했다. 더불어 독일식 '청년취업책임제'처럼 상담하러 온 청년은 반드시 취업에 성공시킨다는 취업알선 프로그램의 패러다임 전환도 필요하다고 했다.
청년 주거 안정 문제는 주택공급정책을 통해 개선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3040, 5060 세대에 대한 공급 측면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민간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향후 5년간 주택 총 74만 6천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 주거에 있어서는 청년 주택바우처 제도(관리비 지원)와 보증금 프리 제도(보증금을 보증보험으로 대체)를 도입키로 했다. 청년 임대주택의 경우 10만호를 추가로 공급하고 신혼부부에겐 청년 주택 우선 입주 및 10년 거주권을 보장하겠다고 설명했다.
3040, 5060 세대를 위해서는 40만 호 주택 공급을 추진한다. 그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세권, 준공업지역 개발은 물론, 서울 시내에서 활용 가능한 가용부지, 용도를 다하지 못하는 개발제한구역 부지, 공공기관 이전 부지 등 각종 유휴 부지를 활용해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개발사업 등 정비사업을 하지 못하는 지역은 마을 주차장을 확보하는 등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겠다"며 "동사무소, 파출소 등을 증축해 동네 유아방, 동네 유치원, 방과 후 교실 등을 확보함으로써 양육을 책임지는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 2구역 재개발지역을 방문해 조합관계자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신환 '주거 사다리'
오 전 의원은 정책의 초점을 청년임대주택 확대가 아닌 '주거 사다리를' 설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안암생활 같은 호텔 개조 원룸들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일도 물론 계속 해야 한다면서도 부동산 문제 자체를 해소할 수 있는 환매조건부 반값아파트가 필요하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1, 2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평수를 다양화하고,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에 집중적으로 공급해서 청년들의 편익을 충족시키고 자산축적도 돕겠다는 계획이다.
일자리 문제는 네이버, 다음카카오, NC소프트 같은 성공하는 창업기업들이 많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오 전 의원은 "우리나라는 노동시장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극화 돼 있다"며 "한 번 직장을 정하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급여와 처우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인데 한 번 들어가면 이동을 못하는 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취업대란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종 간 이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 그리고 여기저기 마구 퍼주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소득지원, 주거지원, 보육지원을 집중시켜서 중간층을 두텁게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27일 통계청 발표에 따라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 235만3000명 가운데 대졸자가 48만6000명, 이 중 20~30대가 19만3천명으로 알려진 28일 서울 성동구청 취업게시판을 시민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