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마켓컬리 단골이던 그가 등을 돌린 까닭

입력 : 2021-01-22 오전 6:00:00
“그전엔 마켓컬리 샛별배송(새벽배송)만 썼어요. 그런데 제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동의하지 않은 구인 광고 문자를 보내고 이 일에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마켓컬리의 모습을 보고 실망을 했어요.”
 
평소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을 자주 이용하던 A씨는 더 이상 마켓컬리를 쓰고 싶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벌어진 마켓컬리의 개인정보 관리·유출 논란과 회사의 대응에 대해 비판했다. 
 
마켓컬리의 개인정보 관리·유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개인이 동의하지 않은 구인광고를 마켓컬리가 협력업체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보냈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정당하지 않게 수집됐다. 일각에서는 마켓컬리가 관리하는 개인정보 파일 등이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켓컬리의 대응도 문제였다. 마켓컬리는 협력사의 일탈로 선을 그었다. 협력사 직원이 구글링을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했고 이미 협력사와 계약이 해지됐기 때문에 더 이상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를 두고 원청업체인 마켓컬리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루다, 카카오맵에 이어 마켓컬리까지 개인정보 관리·유출 논란에 휩싸이며 연초부터 홍역을 앓고 있다. 이루다는 인공지능 개발 전문 스타트업인 스캐터랩이 선보인 AI 챗봇 앱이다. 이루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대화내용 등 개인정보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폐기됐다. 카카오맵의 경우 이용자의 즐겨찾기 폴더가 기본적으로 공개로 돼 있어 따로 비공개 설정을 하지 않은 경우 다른 사람에게 내용이 공개돼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일었다.
 
이들 논란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개인정보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유출됐을 시 문제의식이 상당 부분 결여돼 있다. 특히 카카오맵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국내 최대 대표 IT기업이다. 마켓컬리는 연매출 1조를 달성할 만큼 성장해 이젠 더이상 작은 회사라고 부르기 어렵다.
 
개인정보 유출은 2차 피해까지 이어질 수 있을 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하는 사안이다. 실제로 유럽연합은 개인정보보호규정을 만들고 2018년부터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2000만 유로(약 270억원) 또는 글로벌 전체 매출액의 4%를 부과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어제, 오늘 벌어진 일이 아니다. 기업의 매출과 외형이 성장한 만큼 개인정보를 대하는 기업의 도덕적 인식도 함께 성장해야한다.
 
유승호 산업2부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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